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성모의 밤 강론(루카 2,16-21) - 1300

Author
kchung6767
Date
2018-05-11 20:32
Views
2205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1300

2018년 5월 11일 금요일

성모의 밤 강론 (루카 2,16-21)

17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었다. 18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19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20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루카 2, 17-20)

어머니 품에 안겨있는 젖 뗀 아이의 모습을 통해서 참 평화를 느껴 봅니다. 어머니는 평화의 다른 이름입니다. 어머니의 품은 우리를 모든 두려움과 불안과 긴장으로부터 해방시켜 줍니다.  어머니의 품에 안겨있는 아이는 연약한 여인의 모습이 아니라 초인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생각합니다.

성모님은 우리에게 가장 약한 여인의 모습이지만 하느님 안에서 세상에 평화를 가져다 주시는 평화의 모후이십니다. 순명과 믿음으로 살아가셨던 어머니이십니다. 평화는 하느님께 대한 순명과 하느님에 대한 굳은 믿음의 실천으로 자라는 나무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성모의 밤은 새롭게 태어남을 말합니다. 새롭다는 말은 항상 기대와 희망을 동반합니다. 예전에는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옛 것을 버려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옛 것은 익숙한 것이기에 익숙함에서 낯선 것으로 나아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나에 대한 집착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두려움에서, 이러한 집착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하느님 때문입니다. 성모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성모님의 사랑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마음을 열고 바라보면, 참으로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입니다. 세상의 이기심과 탐욕의 껍질을 한 껍질만 벗겨보면 보이는 것입니다.

어떤 가정주부가 있었습니다. 이 여인은 남편의 수입이 적어서 동네에 조그마한 구멍가게를  냈습니다.  마음이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정직하고 친절하게 물건을 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그 가게에는 손님이 점점 많아졌고, 급기야 하루 종일 정신 없이 팔아야 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하루는 남편이 퇴근하여 바쁘게 장사를 하고 있는 부인을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우리 동네 다른 가게들은 이제 손님이 거의 없대. 저 건너 가게는 아예 곧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더군." 이 말을 듣고 그 부인은 파는 물건의 종류를 줄여서 손님들이 찾아오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물건은 건너편 가게 가시면 살 수 있습니다."

그 후로 장사로부터 벗어나 시간이 많아진 이 젊은 부인은 좋아하던 독서에 빠질 수 있었고, 틈틈이 글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빙점』이라는 유명한 소설은 이렇게 태어납니다.  미우라 아야꼬 여사의 젊은 시절 이야기입니다.

자기 만 잘 사겠다고 이웃의 것마저 뺏아야 하는 이기심과 탐욕이 넘치는 세상에 사랑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만드는 조그마한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나의 이웃을 향한 조그만한 배려가 큰 감동을 일으킵니다.

나의 이웃을 배려한 마음으로 희생한 나의 세상적인 이익이 하느님 안에서 큰 축복으로 바뀌는 모습입니다.

성모의 밤을 지내면서 성모님을 그려 봅니다. 참으로 성모님에 대한 추억이 많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주셨던 어머니이십니다. 성모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에게 성모님은 멀리 계시는 생각 속의 어머니가 아닙니다. 일상을 함께 살아가시는 어머니이십니다. 일상 속에서 나의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마음에 귀중한 것을 담고 살아 가셨던 성모님을 바라봅니다. 주님의 종으로서 주인의 말씀이 당신께 이루어지도록 당신을 내어 놓으셨던 그 비움과 순명의 어머니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수모와 고통의 길을 걸어가는 아들을 보시면서 심지어 십자가에 달려서 죽어가는 아들을 바라보시면서 흘리시는 눈물의 성모님을 바라봅니다. 이러한 아픔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시면서도 미움과 증오의 죽음의 언어가 아닌 사랑과 겸손과 비움의 생명의 언어로 정화시켜 살아 가셨던 성모님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나를 죽임으로서 이웃을 살리시는 성모님의 따뜻한 마음입니다.

육적인 어머니를 통해서 바라 보았던 성모님을 이제는 성모님의 모습을 통해서 육적인 어머니를 바라보면서 많은 위안을 느낍니다. 평화와 행복을 느낍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세상을 느끼는 마음도, 세상을 듣는 귀도 이제는 나의 것을 통해서가 아닌 성모님의 눈과 마음과 귀를 통해서 보고 느끼며 듣는 시간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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