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청원기도의 전제조건(요한 15, 1 - 8) - 3197

Author
신부님
Date
2024-04-29 06:02
Views
521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197

2024년 5월 1일 수요일

청원기도의 전제조건(요한 15, 1 - 8)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요한 15, 7)

우리가 하느님께 기도하면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다 들어 주신다고 다들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도를 들어주시는데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의 말씀처럼 우리가 예수님 안에 머무르고 예수님의 말이 우리 안에서 머무른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의 의미는 우리가 이러한 전제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면 주님의 뜻에 어긋나는 자기 중심적인 이기적인 기도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 봅니다.

요한복음 15장 7절의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이라는 말씀은 하느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를 묘사하는 매우 중요한 말씀입니다. 여기서 사용된 두 가지 "머무르다"는 비슷한 듯하면서도 각각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면"은 우리들이 예수 그리스도와의 하나됨, 즉 그분과의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가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그분의 사랑과 은총 안에서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나 말씀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 속에 깊이 자리 잡고, 그 말씀에 따라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실천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 두 구절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그리스도와의 개인적인 연합이 그분의 말씀을 통해 구체화되고, 그 말씀이 신자 개개인의 삶 속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때 진정한 의미의 "머무름"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신자가 단순히 물리적으로 그리스도를 믿는 것을 넘어서, 그분의 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을 요구합니다.

이어서 하반절에서는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신자들이 예수님과의 관계에서 나오는 기도의 힘과 효과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조건과 함께 제시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는' 조건입니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면"은 예수님과 지속적이고 깊은 관계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연합은 신자가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본받아 실천하며, 그분과의 일치를 추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은 예수님의 가르침이 신자의 삶과 사고, 결정에 깊이 뿌리내리고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두 조건이 충족될 때, 신자들이 기도로 청하는 것은 예수님의 뜻과 일치하는 것이 됩니다. 이는 기도가 단순한 요구의 나열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이해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들이 청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어신다는 말은 우리들의 기도가 하느님의 뜻과 일치할 때 하느님께서 그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약속입니다.

이 구절은 하느님의 뜻을 깊이 이해하고 그 뜻에 따라 살아가려는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응답과 지원을 확신시켜 줍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이자 관계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결과로, 하느님의 뜻이 우리의 삶 속에서 구현되도록 이끌어 줍니다.

8절은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는 이 말씀은 예수님의 가르침이 신자들의 삶에서 어떻게 실현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려 줍니다.

이 구절에서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가르침에 따라서 합당한 삶을 살면서 그 결과를 드러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함, 충성, 온유, 자제 등의 성령의 열매(갈라티아서 5:22-23)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내 제자가 되어"라는 말은 이러한 열매를 맺음으로써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증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자됨은 단순히 신앙을 고백하는 것을 넘어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실제로 살아내는 것을 포함합니다.

마지막으로, "나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다"는 말씀의 의미는 신자들의 삶에서 나타나는 선한 행동과 열매가 하느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이는 신자들의 삶이 하느님의 뜻과 일치할 때, 하느님의 영광이 이 세상에서 드러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요한복음 15장 8절은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많은 열매를 맺으며 살아갈 때, 그것이 제자로서의 삶을 증명하고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삶 전체가 하느님의 사랑과 뜻을 반영하는 증거가 되어야 함을 가르칩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포도나무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는 있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이라면,  그리스도인 답게 살아간다는것은 포도나무 가지가 많은 열매를 맺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품 안에서 머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많은 열매를 맺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이는 달리 표현하면,  하느님 품 안에 머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내 안에 머무르시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십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삶의 주체에 대한 착각과 혼돈 속에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정체성의 혼돈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예로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자신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포도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다는 것은 나무로 부터 모든 영양분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이 가지이면서 나무인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급기야는 나무로 부터 떨어져 나갈려고까지 합니다.

아래의 말씀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면서 또 하루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대 자신을 믿어보라, 실망할 때가 올 것이다. 친구를 믿어보라, 어느 날 그들은 죽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대와 헤어질 것이다. 그대의 명성을 믿어보라 어느 때는 그 명성이 뒤집어 질 것이다. 그러니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보라, 그대는 현세와 내세에 후회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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