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2023

정녕 천 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야경의 한때와도 같습니다.

시편 90:4

A thousand years in your eyes are merely a day gone by, Before a watch passes in the night,

Psalms 90:4

모세는 이집트왕자로 사십년, 목자로 사십년,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사십년을 살았습니다. 초반의 팔십년은 지도자가 되기위한 준비과정이었습니다.그는 이스라엘백성에게 구원으로 가는 새로운 삶을 인도하기 위해 하느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사람입니다. 사십년을 광야에서 떠돌며 반항하며 불평을 늘어놓는 이스라엘 백성들과 하느님사이에서 마음고생을 톡톡히 하며 살았던 사람입니다.

가나안초입에 들어설 때 모세는 가나안땅을 정찰하러 12지파의 대표를 보냅니다. 정찰병중 여호수아와 칼렙을 제외하고는 가나안땅이 젖과꿀이 흐르는 좋은 땅이지만 그 땅에 사는 백성은 힘세고, 성읍들은 거창한 성채로 되어 있어 쳐올라가지 못한다고 보고했습니다. 하느님의 권능을 믿지못하고 동요한 백성들은 불평을 늘어놓으며 반란을 일으킵니다. 분노한 하느님께서는 가나안 땅을 정찰한 사십 일, 그 날수대로, 하루를 일 년으로 쳐서, 너희는 사십 년 동안 그 죗값을 져야 한다고 선언하십니다. 즉 여호수아와 칼렙을 제외한 성인들은 광야에서 모두 죽음을 맞이하고 그들의 자손들은 광야에서 사십년동안 떠돌게 됩니다. 

후회해봐야 소용없지만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을 그들입니다. 정찰한 사십일을 날수대로 사십년동안 죗값을 치룹니다. 믿음의 부족치곤 엄청난 대가입니다. 당시 인간의 수명이 삼십대라고 생각하면 성인들과 어린아이들도 거의 평생을 광야에서 지내게 됩니다. 시간을 초월하는 하느님에게 사십년은 한순간이지만 사람에게는 전생애에 해당하므로 천년, 아니 백만년의 시간과 맞먹는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평생을 죗값을 치른다는 심정으로 살아갔을 이스라엘백성에게 광야의 시간은 후회와 보속속에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정해진 시간안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러면서 상상속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미래로 넘나드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이론상으로는 빛의 속도에 가깝게 여행하거나 블랙홀의 근처에서 지낸다면 시간은 천천히 흐르게 되어 미래로의 여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미래로의 여행이 완전 불가능하지않는 반면 과거로의 여행은 ‘인간이 무한한 질량을 가진 물체를 갖고 있다면’이라는 가설아래라는 명제가 붙기는 하지만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미래보다 과거의 한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아주 먼후일, 미래로의 시간여행이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너무나 원하는 과거로의 여행이 쉽지않다는 사실에 한 편으로는 숙연해집니다. ‘후회없는 무덤이 없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죄와 상처, 잘못된 선택으로  괴로워하면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후회하지 않기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삶을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베트남전쟁당시 포로가 되어 감옥같은 수용소에서 갇혀 겨우 생명을 유지하는 상태로 살아가던 미군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중에는 언제 전쟁이 끝날지도 모르니 모든 걸 체념하며 스스로 죽음을 기다린 부류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전쟁이 끝나기전에 대부분 죽었다고 합니다. 다른 부류는 곧 미군이 와서 자기들을 구해준다는 희망속에서 나름 기쁘게 살았으나 전쟁이 길어지자 이들 역시 희망을 잃어가며 대부분 죽어갔다고 합니다. 또 다른 부류는 지나친 비관도, 지나친 낙관도 가지지않은 부류였습니다. 가장 이성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살아나간다면 현재 어떻게 살아야할지, 이곳에서 오래동안 지내야한다면 무엇을 해야할지를 생각하며 지낸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중에는 낙관론자보다 비관론자가 많다고 합니다. 그들은 일이 잘못될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있기에 일이 안 풀려도 크게 실망하지 않지만 지나친 낙관론자들은 일이 잘못 풀릴것에 대한 대비가 적다고 합니다. 신앙생활에서도 적당한 비관론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느님은 언제나 자애롭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생각. 언젠가 나에게도 불행한 일을 닥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그때를 위해 더 노력하게 됩니다. 예방신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불행한 일을 대비해서 예방주사를 맞는다는 이론입니다. 즉 더 많이 기도하고 더 많이 말씀생활 하면 불행이라는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견딜 힘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후회를 줄이는 것입니다.

주님, 야경의 한 때처럼 한정된 시간을 살아가는 저희가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하루하루 후회없는 인생을 살게 해주소서.

주님, 계획은 인간이 하고 일의 성패를 하느님께 맡겨드리는 지혜를 허락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