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루카 6,43-49) - 3732

Author
신부님
Date
2025-09-11 16:47
Views
650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732

2025년 9월 13일 토요일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루카 6,43-49)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주님, 주님!’ 하고 부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은 실행하지 않느냐? “(루카 6, 46)

오늘은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 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옛 성현들은 “言行一致(언행일치)”라 하여 말과 행동이 하나 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공자는 “덕은 홀로 서지 않는다. 반드시 이웃이 따른다”라고 했습니다. 탈무드에서도 “사람의 혀는 칼보다 강하다. 칼은 한 사람만을 죽이지만, 혀는 수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다”라고 가르칩니다. 결국 언행이 일치하지 않을 때, 말은 무너뜨리는 무기가 되지만, 말씀을 삶으로 옮길 때는 세우고 살리는 힘이 됩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께서는 당신의 전 삶을 통해서  언행일치의 삶의 전형을 보여주셨던 분이십니다.  성인께서는  황금처럼 빛나는 설교뿐만 아니라, 가난한 이들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황제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용기를 통해 진리를 증언했습니다. 그의 삶 자체가 풍성한 신앙의 열매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하여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제답게 살아가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들려옵니다.

지금 부터 11년 전에 본당 공동체를 위한 기도문을 작성했었습니다. 그 당시에 이 기도문을 작성하게 된 배경은 아래와 같습니다. 4년 전에도 이와 같은 주제로 강론을 쓴 적이 있었는데 다시 한번 당시를 되돌아 보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해 봅니다.

“오래 전부터 매주 미사 전에 바치는 본당 공동체를 위한 기도문을 바꾸어야겠다고 생각을 해왔었습니다. 생각은 하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생각을 하고 실천에 옮기는데 2년이 지났었습니다. 이렇게 생각과 실천 사이에 걸리는 시간이 참으로 깁니다. 어쩌면 생각 만으로 끝내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내가 실천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옮음과 그름에 대한 명확한 판단 기준을 갖고 있으면서 ‘그름’에서 ‘옳음’으로 넘어 온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우리는 버릇이라고 자신의 그름을 고치지 못함을 합리화 합니다. 가끔은 이것을 자신의 운명인 것처럼  변명하면서 책임을 하느님께로 돌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버릇이라고, 운명이라고 변명을 하더라도 양심은 속일수가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주님의 잔도 마시고 마귀들의 잔도 마실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주님의 식탁에도 참여하고 마귀들의 식탁에도 참여할 수는 없습니다.”(코린 전 10, 21)하고 말씀하시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옳고 그름 앞에서는 “예” 아니면 “아니오”만 있어야 합니다. 경계선에서 옮겨다니는 삶이란 참 신앙인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앙은 상황에 따라서 자신의 편리함에 따라서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참으로 저 자신을 부끄럽게 합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주님, 주님!’ 하고 부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은 실행하지 않느냐? “(루카 6, 46)

아침에 일어나서 이 말씀을 묵상해 보았습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계획만하고  실천하지 못했던 가장 작은 것을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생각과 실천의 경계에 두고 있는 것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새로운 공동체 기도문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이 교만임을 알면서도 교만의 유혹에 빠져서 차일 피일 미루어 왔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불완전함을 고백하는 순간임을 깨닫습니다. 이제 주님께 이 기도문을 바칩니다. 이렇게 본당 공동체를 위한 기도문이 탄생했습니다.

이 기도문은 공동체를 위한 기도문이기도 하지만  저 자신이  주님께 이렇게 살겠다고 약속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 공동체를 위한 기도문

사랑이신 하느님 아버지!

오늘 하루도 당신안에서 찬미와 영광을 드리며 시작할 수  있슴을 감사드립니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당신을 바라보는 저희들이 되게하여 주십시오.

하루를 시작하면서 당연한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닫는 저희들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감사가 우리의 삶을 통해서 드러나게 하여 주시고

사랑과 희망의 언어가 우리의 삶으로 구체화되는 생명의 언어가 되게 하여주십시오.

빛과 소금이 되는 삶,

이웃에게 당신을 보여주는 삶,

그리고 나를 통해서 당신을 발견하는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주님 안에서 기뻐하는 삶,

당신 때문에 미움이 사랑이 되는 삶,

그리고 당신 때문에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나의 이웃을 배려하고 그들을 존중하며

긴장과 갈등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보여주는 삶 그리고

믿음이 삶으로 드러나는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그래서 저희가  이제는 이 땅에서 주님의 희망이 되는 공동체가 되게 하여주시고. 이러한 우리의 다짐이 허공에 떠돌아 다니는 메아리가 아닌 우리를 변화시키는 삶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이 모든 것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2014년 9월 14일 토요일)

다시금 이 기도문을 읽어 보면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얼마나 이 기도문의 내용을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반성해 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자비가 굳건한 반석이 되어 그의 삶은 많은 이들에게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때 비로소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 삶의 기초가 되어 좋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다시 한번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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