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요한 19, 25-27) - 3733

Author
신부님
Date
2025-09-13 21:27
Views
823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733

2025년 9월 15일 월요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요한 19, 25-27)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요한 19,25)”(요한 19,25)

옛 성현들은 “苦盡甘來(고진감래)”라 하여, 쓴 고통이 다하면 단 열매가 찾아온다고 가르쳤습니다. 또 탈무드에서는 “사람은 고통 속에서야 비로소 참된 믿음의 뿌리를 내린다.”고 말합니다. 이 지혜의 말처럼, 고통은 단순히 피해야 할 불행이 아니라, 우리 삶을 새롭게 하고 믿음을 깊게 하는 하느님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입니다.  이날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인류 구원을 완성하실 때, 가장 가까이에서 그 깊은 고통을 함께하신 성모 마리아의 믿음과 슬픔을 기리는 날입니다. 이 기념일은 단순히 슬픔을 회상하는 자리가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드러난 믿음과 희망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독서에서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님의 깊은 고뇌와 기도를 전해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 당신을 죽음에서 구하실 수 있는 분께 큰 소리로 부르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와 탄원을 올리셨고, 하느님께서는 그 경외심 때문에 들어 주셨습니다.”(히브 5,7)

하느님의 아드님조차 인간의 모습으로 극심한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 아버지를 찾으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고통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히브 5,8) 그리하여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히브 5,9) 예수님의 고통은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는 길이었고, 그 순종이 우리 모두를 살리는 구원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아래에는 그 고통을 가장 깊이 함께 나누신 성모님께서 계셨습니다. 요한 복음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요한 19,25)

성모님의 슬픔은 단순한 모성의 아픔을 넘어, 구원의 신비 안에서 동참하는 거룩한 고통이었습니다. 이미 시메온 예언자는 “그대 영혼은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루카 2,35)라고 예언했던 것처럼. 성모님께서는 아들의 죽음을 묵묵히 받아들이시며,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끝까지 신뢰하셨습니다.

그러나 십자가는 단지 죽음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공동체의 시작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하는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7)라고 말씀하시며, 어머니 마리아를 모든 신앙인의 영적인 어머니로 주셨습니다. 그 순간부터 성모님은 교회의 어머니가 되셨고, 제자는 교회 안에서 성모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십자가의 고통 속에서도 새로운 사랑의 공동체가 태어난 것입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고통을 통해 희망과 생명을 창조하신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은 우리에게 고통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합니다. 우리도 삶 속에서 수많은 고난을 마주하지만, 성모님께서는 모든 고통을 묵묵히 견디며 믿음과 사랑을 지켜내셨습니다. 우리 역시 고통을 단순한 불행으로만 여기지 말고, 하느님의 사랑을 더 깊이 체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성모님처럼 십자가 아래에서 눈물을 흘리면서도 부활의 희망을 굳게 믿는다면, 우리의 믿음은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가장 밝게 빛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역시 많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가족 해체로 인한 아픔, 전쟁과 테러로 고향을 잃은 난민들의 눈물, 세대 갈등과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상처, 그리고 병상에서 홀로 고통받는 이들의 신음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통들이 단순히 절망으로 끝나지 않고, 사랑과 믿음을 통해 다른 이들을 살리는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을 지내며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가 서 계셨다.”(요한 19,25) 는 이 말씀이 우리도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 성모님과 함께 고통을 통해 더 깊은 믿음과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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