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루치아 성녀 축일에 (마태 11,16-19) - 1789

Author
신부님
Date
2019-12-11 21:27
Views
1642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1789

2019년 12월 13일 금요일

루치아 성녀 축일에 (마태 11,16-19)

16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기랴?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17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마태 11, 16-17))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사제관의 보일러가 고장이 났습니다. 하루  빨리 고장이 나든가 아니면 하루 늦게 고장이 나든가 하필이면 오늘 이런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일러 수리를 마친 후 그런데 갑자기  내일이면 더 추워질지도 모르는데 오히려 오늘 고장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감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라보는 관점을, 사고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언제나 하느님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듣고  보고 생각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하느님과 함께하는  생각은 감사를 하게 하지만 내가 중심이 되는 생각은 불평과 불만의 원인이 됩니다.

오늘은 루치아 성녀 축일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부터 우리 나오는 축하를 드립니다.

제가 자주 사용하던 말이 있습니다.  ‘맞고 할래, 안 맞고 할래’ 하는 말입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은 맞지 않고서도 할 수 있는 일을 꼭 맞고서 한다는데 있습니다. 조금만 자신을 죽이면 되는데 자신의 노예로 살다가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는데 있습니다.  이럴 때 제가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주님께서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세상으로부터 자유하며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세상으로부터 자유하는 삶을 살아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말씀을 하시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세상의 노예로 살아가면 자기 중심적인 이기적인 판단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기에  일반 상식이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보아도 답답한 이 사회를 예수님께서는 얼마나 답답해 하실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와중에 우리의 믿음은 어떠한 모습일까 반문하게 됩니다. 

우리의 믿음을 보시고 안타까워하시는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당시의 많은 사람들은 요한의 설교를 듣고서 회개를 하여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의로우심’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이 굳어서 일반 민중들과는 달리 바리사이들과 율법교사들은 요한으로부터 세례도 받지 않고 자신들을  위한 하느님의 구원계획인 하느님의 뜻을 물리칩니다. 이들을 바라보시는 예수님께서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그러니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에 비기랴? 그들은 무엇과 같은가?” 하시는 말씀은 이들에 대한 극도의 안타까움의 표현으로 느껴집니다.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참으로 예수님의 이러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자신들의 완고한 고집을 신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옳음을 옳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이 정해 놓은 그러한 사고의 틀을 부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러한 사람들을 볼 때마다 생각합니다. 나는 이러한 고집을 나는 나의 소신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하며 자신을 돌아봅니다. 

이러한 사람들, 즉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을 비롯해서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을 배척하고 비웃는 사람들을 두고 예수님께서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 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루카 7, 32)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말하는 아이들은 장텨에서 이 놀이를 할까 저 놀이를 할까, 하며 서로 다투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피를 불고 춤을 추는 것은  결혼식을 흉내내는 놀이이고 곡을 하고 우는 것은 장례식을 흉내내고 있는 놀이입니다. 따라서 이 말씀의 의미는 금욕주의자인 요한에게는 춤을 추라고 요구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는 예수님께는 곡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청개구리와 같은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이러한 비유를 통해서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신앙의 원천이시고 이유가 되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구원하신다는 뜻과 하느님의 오른 쪽에 앉으신다는 그 기쁨으로 세상이 주는 가장 모욕적인 형벌을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받으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서 당하는 부끄러움은 부끄러움이 아닌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살다가 내가 당하는 수치는 수치가 아닌 것입니다. 믿음은 용기를 갖게 합니다. 이 믿음은 세상적인 기준을 넘어서게 합니다. 오로지 하느님 만을 보고 살아가게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수 많은 은사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모든 것은 사라지지만 사랑 만은 영원히 남아서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 만이 모든 은사의 존재의 이유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 사랑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겠습니까?  “예수님을 바라보라”고 합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보면 모든 답은 그곳에 있습니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면서 우리와 우리 가족들 모두가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서 옳음을 보고 옳다고 할 수 있고 그름을 보고 그르다고 할 수 있는 용기’와 주님 보시기에 합당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지혜로 살아가는 거룩한 하루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동시에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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