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9/2021

이곳은 안식처이니 고달픈 이들을 편히 쉬게 하여라. 이곳은 쉼터이다

이사야 28:12

Here you can rest! Here you can let the weary rest! Here all is quiet.' But they refused to listen

Isaiah 28:12

야곱의 결혼 1

하란에 도착한 야곱은 우물가에서 양 떼를 몰고 오는 양치기 여자와 만나게 됩니다. 외숙 라반의 딸인 너무나 예쁜 사촌여동생인 라헬입니다. 야곱은 라헬대신 라반의 양떼에게 물을 먹여주고 라헬에게 입 맞추고 목 놓아 웁니다. 라반도 조카인 야곱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환대하며 집으로 데려옵니다.

이사악과 레베카의 인연이 우물가에서 시작되었듯이 야곱의 사랑도 우물가에서 시작됩니다. 피곤에 지친 그의 앞에 몸매도 예쁘고 모습도 아름다운 라헬이 나타났고 그는 곧 사랑에 빠집니다. 라헬은 부모님이 바라시는 친족간이고, 혼자서 양들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 양떼를 몰고오는 건강과 성실함을 지닌 양치기 여자인데다가 아름답기까지 하다니! 현 시대로 치면 가문, 능력, 외모를 두루 갖춘 여자입니다. 

야곱이 처음 라헬을 바라보았을 때의 시간은 8.2초를 넘겼을 것입니다. 8.2초는 남자가 여자를 보고 첫 눈에 반하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남자는 한눈에 반하고 그리고 첫눈에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내던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동물세계에서도 수컷은 사랑을 얻기 위해 죽음의 곡예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한눈에, 그리고 첫눈에 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합니다. 진화론적인 차원에서 남자는 가능한 많은 자손을 남기려는 것이 본능이어서 양을 추구하고 여자는 양이 아니라 질을 중요시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자가 여자보다 첫눈에 반하는 횟수가 많습니다.

에사우가 나이 40살에 가나안 여자들과 결혼할 때까지 야곱은 결혼하지 않은 채로 살았습니다. 야곱이 몇 살에 고향을 떠났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아마도 노총각일 것으로 추측합니다. 당시 대부분의 유목인들은 스스로 신부감을 찾아 결혼했지만 내성적인 야곱은 결혼에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라헬을 본 순간 야곱은 사랑에 적극적이 되고 움츠렸던 가슴을 뜨겁게 만듭니다. 야곱에게 있어 라헬은 천사이고 여신입니다

한 달이 지나자 라반은 자기의 집안일을 거저 해 주는 야곱에게 품값을 제안합니다. 야곱은 칠년동안 외삼촌인 라반의 일을 해줄테니 라헬을 얻게 해달라고 제안합니다. 당시 남자가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지참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야곱은 라헬과 결혼하기 위한 지참금으로 1-2년도 아닌 칠년을 일하겠다고 제안합니다. 동물세계에서 수컷이 사랑을 얻기 위해 죽음의 곡예도 불사하는 것보다는 덜하지만 ‘라헬을 얻기위해서라면 칠년쯤이야’….라반역시 칠년간 야곱을 일꾼으로 부릴 수 있는 좋은 조건을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라반과의 관계가 삼촌과 조카에서 주인과 머슴으로 바뀌게 됩니다.

행복을 느끼며 사는 사람의 하루는 바쁩니다. 바빠도 힘들지 않습니다. 유목민인 라반의 가축을 돌보며 양치기 여자인 라헬과 들판에서, 바위에서, 우물에서 사랑을 키워갔을 야곱에게 7년이란 시간은 숫자에 불과했을지 모릅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기에, 결혼을 기다리며 꿈꾸는 것도 행복입니다. 그렇게 라헬에 대한 사랑은 칠년을 화살처럼 가게 만듭니다.

쫓기다시피 고향을 떠난 야곱은 라헬을 보자 눈물을 흘렸습니다. 반가움과 기쁨, 목적달성이 코 앞에 왔다는 안도감, 하느님께 대한 감사….쉽지않은 머슴살이지만 라헬이 있기에 이곳은 안식처이고 쉼터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야곱에게 죄에 대한 보속으로 오래도록 머슴살이를 하게 하시지만 자손번성의 약속을 잊지않으시어 첫번째로 라헬이라는 선물을 주신 것입니다.

주님, 힘들고 까마득한 현실에서도 축복이 예비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고생이 고생만은 어닙니다. 고통에서도 편히 쉴 수 있는 한 줄기 빛을 볼 수 있다면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주님, 야곱이 힘겨움속에서 라헬로 인해 행복할 수 있는 것처럼, 고통속에서 사랑을 발견하게 해주시어 감사할 수 있게 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