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희망의 시작 - 연중 제17주일 (요한 6,1-15)

Author
Stella
Date
2021-07-27 23:16
Views
384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2021년 7월 25일 일요일

연중 제 17주간 미사 (요한 6, 1-15)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물고기도 그렇게 하시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다."(요한 6, 11).

나에게 있어서 사랑은 무엇인가를 질문해 봅니다. 사랑은 보이지 않는 추상의 개념입니다. 하지만 믿음은 이 추상을 구체화시킵니다. 눈에 보이게 합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서 드러나는 이 사랑의 구체적인 모습은 바로 나의 믿음의 깊이이며 하느님을 얼마나 사랑하는 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입니다.

추상을 구체화시키는 힘은 질문에 있습니다. 누가 사랑을 어떻게 실천했는 가를 통해서 그 사랑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깊은 대화를 통해서 나 자신의 고유한 사랑의 방법을 찾아갈 것입니다. 이 고유한 사랑의 방법은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 안에서 찾아지는 답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함으로서 찾을 수 있는 사랑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마리로 장정만 오천명인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시는 기적을 알려줍니다. 장청만 오천이면 현장에 있었던 사람은 오천명이 훨씬 넘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먹이기에는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고 나눠주고 물고기도 똑 같이 하였습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대로 받았고 배불리 먹었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고 고민할 때 예수님께서는 먼저 감사를 드렸습니다. 우리 역시 제자들과 같은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도 예수님께서는 이것에도 감사를 하시는 것입니다. 사랑과 감사가 만들어 내는 기적입니다.

코린토 전서 13장은 사랑의 찬가라고 불리는 장입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사랑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13장 1절부터 3절은 이 장의 서론 부분입니다. 말씀을 읽어봅니다.

“1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와 천사의 언어로 말한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요란한 징이나 소란한 꽹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2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신비와 모든 지식을 깨닫고 산을 옮길 수 있는 큰 믿음이 있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3 내가 모든 재산을 나누어 주고 내 몸까지 자랑스레 넘겨준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 서론 부분의 특이한 점은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이라는 말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입니다. 타인에게 사랑이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어떠한 능력을 갖고서 어떠한 좋은일을 하던 중요한 것은 나에게 사랑이 있느냐하는 것입니다.

사랑에 대한 말은 참으로 많이 합니다. 하지만 참 사랑이 그리운 시기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하나 봅니다. 우리가 어떠한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님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참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을 봅니다. 말로서 먹고 사는 많은 사람들을 봅니다. 지금 한국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말로서 자신들을 포장해서 드러냅니다. 말의 성찬입니다. 참 보다는 거짓과 과장이 난무합니다. 이러한 말의 성찬 속에서 진실을 찾아 냄은 우리 유권자들의 몫일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서 질문합니다. ‘저 사람들이 저렇게 열을 올리면서 원칙과 정의를 말하는데 저사람들에게 사랑은 있는 것인가?’ 왜 저 사람들은‘고백의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고발의 언어만 사용할까하는 생각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그런데 ‘저 사람들’하고 말할 때 그 사람들 속에 ‘저’ 또한 슬프게도 그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모습을 봅니다.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기적이나 표징들을 보고서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라갑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것을 잘 아십니다. 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먹을 것임을 잘 아시는 예수님께서 필립보에게 이 사람들을 먹일 빵을 어디서 구할 수가 있을까 하고 물으십니다. 그는 원칙을 말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먹일려고 하면 엄청난 양의 빵이 필요한데 지금은 구할 수가 없습니다. ‘가능성’을 말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능성’을 질문하시지만 사람들은 ‘불가능함’을 말합니다. 사물이나 사건을 두고서 접근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이 때 안드레아가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지만 그것들로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을 먹일 수가 있겠습니까 하고 말합니다. 장정만도 오천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데는 조건이 있습니다. 즉 인간의 최소한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보리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는 장정만도 오천명이 넘는 사람을 먹이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양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것이라도 있는 것에 감사를 드리십니다. 우리는 불평을 할 때 그분은 감사를 드리십니다. 이것이 차이입니다

인간이 ‘불가능’을 말할 때 예수님께서는 ‘가능’을 말씀하시고 인간이 ‘불평’을 말할 때 예수님께서는 ‘감사’를 말씀하십니다. 사랑은 불가능에서도 가능을 찾지만 사랑이 없으면 가능한 것 안에서도 불가능하는 것을 찾습니다. 감사는 부족한 것에서도 충만함을 찾지만 불평과 불만은 충만함 속에서도 부족함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사랑은 기적의 출발점입니다. 기적은 ‘가능성을 믿는 것에서, 최소한의 것에도 감사를 하는 것’에서 이루어짐을 깨닫게 됩니다.

배를 굶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왜 이들이 배고파야 하는가의 원인과 이유를 따지기 이전에 먼저 이들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랑은 지금 이 순간에 필요한 것을 볼 수 있게 합니다. 이들에게 참으로 필요한 것을 헤아리는 마음 즉 사랑이 기적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나에게는 참 사랑이 있는가?’하는 질문을 하면서 새로운 한 주간을 시작합니다. 보이지 않는 사랑의 모습이 나의 삶을 통해서 구체화되고 이기적인 사랑이 아닌 예수님께서 행하신 그 사랑이 우리의 일상에서 구체화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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