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요한 20, 1-8) - 2418

Author
신부님
Date
2021-12-25 22:04
Views
1120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2418

2021년 12월 27일 월요일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요한 20, 1-8)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요한 20, 2)

완벽하고 완전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인간은 누구나 부족함과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이 갖추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는 겸손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 겸손은 자기 중심이 아닌 하느님 중심이어야 합니다. 자기 중심의 겸손은 편리 위주의 겸손이고 비움입니다. 이는 오히려 어둠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경제적으로 삶이 윤택해지기 시작하면서 인간의 교만과 개인주의와 경쟁의 논리가 사회의 주류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능력있는 사람이 잘 사는 사회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는 빈곤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거 때만 되면 소외받고 가난한 사람이 제대로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이러한 공약이 허공에 떠도는 메아리로 여겨지는 이유는 여전히 선거용 구호일 뿐이라는 불신 때문입니다.

오늘은 요한 사도 복음사가의 축일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으셨던 사도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축하를 드립니다.

예수님의 삶의 시작은 겸손과 비움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삶의 끝은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의 삶의 시작과 끝이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때 의미가 있습니다. 성탄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보여주신 겸손의 절정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겸손은 마지막 십자가 상에서의 희생으로 사랑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슴을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천년 전의 아기 예수가 지금의 내 삶을 변화시키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없는 것에서 있슴을 발견하고 불가능에서 가능을 발견하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믿음 때문에 없슴에서 있슴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을 발견하는 삶을 사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상에서 하신 말씀 7가지 가운데  마지막 말씀인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 46) 는 자신의 전 삶을 아버지께 돌려드리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자신의 삶의 전부가 자신의 뜻에 의한 삶이 아닌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한 삶이었슴을 강조했던 예수님의 말씀이 거짓이 아닌 사실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아버지의 뜻으로 시작한 삶을 아버지께로 돌려드리는 모습입니다.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알려주십니다. 당신께서 이 땅에 오실 때 가장 비참한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듯이 당신께서 부활하셨슴도 가장 나약한 인간을 통해서 알려주십니다. 세상에서 가장 약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더 큰 배려와 관심을 보여주시는 증거입니다.

지금 당신의 무덤으로 가고 있는 이 여인은 당신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던 여인입니다.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세상적인 삶이 힘들고 어려웠슴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랑을 많이 받았기에 사랑을 주셨던 당신에 대한 그리움도 애틋함도 컸나 봅니다. 그 감사함이 돌아가신 당신을 찾아서 무덤까지 찾아가게 합니다.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란 마리아 막달레나는 정신없이 베드로와 요한에게 달려가서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요한 20, 2)하고 알려줍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달려갑니다. 요한이 먼저 도착하였지만 베드로가 먼저 들어가서 보도록 배려합니다. 이들은 무덤 안이 깨끗하게 정돈 되어 있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다는 성경말씀을 그 때까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사건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부활신앙을 갖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부활신앙은 부활사건을 이해하게 하지만 부활사건에 집착하는 사람은 이 사건을 통해서 신앙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부활을 믿는 그 신앙이 이성에 의지하며 진실을 못찾고 헤매는 사람에게 진실을 깨닫게 합니다. 주님의 부활이 참 기쁨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면 우리는 부활신앙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활을 이성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기쁨이 없습니다.

우리가 왜 주님의 부활을 기뻐하고 축하합니까?  죽음의 공포에서 해방되었기 때문입니다. 죄로부터 해방되었기 때문입니다. 패배자인 것처럼 보였던 분이 참된 승리자가 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승리는 그분 만의 것이 아닌 바로 우리 모두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성탄이 있었기에 부활이 있슴을 다시 한번 깊이 느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주님께서 십자가 상에서 하셨던 그 말씀을 우리의 삶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는 자신과 희망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우리를 유혹에 빠지게 했고 두려움에 떨게 했던 이 세상도, 어둠도, 죄와 죽음도 이제 우리에게는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아닙니다. 주님 안에서 우리 역시 새로운 인간으로 부활했기 때문입니다.

성탄의 기쁨을 일상에서 실천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이 성탄이 바로 부활임을 깨닫습니다.  성탄이 있기에 내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성탄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많은 분들이 우리 주변에 있슴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분들께도 우리가 누리는 이 기쁨에 함께할 수 있는 은총이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동시에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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