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희망의 시작 -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루카9,11ㄴ-17)

Author
신부님
Date
2022-06-17 16:31
Views
786

성체성혈 대축일 강론

2022년 6월 19일 일요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루카9,11ㄴ-17)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루카 9, 13)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입니다. 교회는 전례력에 따라 전통적으로 삼위일체 대축일 다음 목요일을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로 지냅니다. 하지만 이축일을 한국에서는 신자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에서 주일로 옮겨지냅니다. 

이 축일은 예수님께서 세우신 성체 성사의 신비를 기념하고 그 신비를 되새기는 날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안에서 이 신비를 구현하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믿음과 신뢰가 무너져 가는 사회를 바라봅니다. 왜 우리의 사회가 이토록 불신의 넢으로 계속 빠져 들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양극화가 극도로 심화되는 이 시기를 살아가면서 이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우리 그리스도인이 오늘 예수님께서 복음 말씀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성체성사에 기초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성체성사는 예수님께서 수난 전날 밤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최후의 만찬석상에서 제자들에게 빵과 포도주를 나눠주시며 당신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가 바로  모든 부분에서 한계적인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당신 자신을 내어놓으시는 것을 모범으로 보여 주시고 우리 또한 이웃을 위해서 그러한 삶을 살아가도록 세우신 성사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성사를, 봉헌함으로써 이 성사안에 담겨져있는 ‘감사와 희생 그리고 나눔’의 의미를 우리의 일상안에서 실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나신 마더 데레사 수녀님께서는 그리스도인을 "자신을 주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은 그 이유를 하느님의 속성에서 찾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당신 외아들을 우리에게 주셨고 당신의 외아들은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주셨던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필립피 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예수님의 이러한 크신 사랑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필리피서 2장 6-8절의 말씀입니다. 

“6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7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8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 2, 6-8)

이러한 예수님의 인간을 위한 크신 사랑은 그분을 따르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자신을 주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게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을 알려줍니다.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로 오천명이 먹고도 남은 음식이 열두 광주리나 된 참으로 많은 사람에게 감명을 준 기적입니다.

이 기적은 우선 엘리야가 사렙다의 과부에게 밀가루와 기름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 준 이적과 엘리사가 보리떡 20개로 백 명을 먹였다는 기적이야기를 기억나게 합니다. 

특히 2 열왕 4, 42~44에 나오는 엘리사의 42어떤 사람이 바알 살리사에서 왔다. 그는 맏물로 만든 보리 빵 스무 개와 햇곡식 이삭을 자루에 담아, 하느님의 사람에게 가져왔다. 엘리사는 “이 군중이 먹도록 나누어 주어라.” 하고 일렀다. 43     그러나 그의 시종은 “이것을 어떻게 백 명이나 되는 사람들 앞에 내놓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엘리사가 다시 말하였다. “이 군중이 먹도록 나누어 주어라. 주님께서 이들이 먹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기적이야기는 오늘의 기적의 원형이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의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의 의미를 간단하게 살펴본다면 크게 세가지로 살펴볼 수가 있을 것입니다.

첫번째 의미는 예수님은 엘리야와 엘리사보다 탁월한 분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엘리야는 한 과부의 가정만을 먹였고, 엘리사는 빵 스무 개로 백 명을 먹였지만, 예수님은 빵 다섯 개로 무려 오천명을 먹이셨으니 더 위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로는 예수님은 모세와 같은 위대한 예언자라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그 옛날 모세가 시나이 광야에서 굶주리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을 만나로 먹인 것처럼 이제 예수께서는 외딴 곳에서 당신 백성을 기적적으로 먹이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이 기적은 성체성사의 풍요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도하신 다음 빵을 떼어 나누어주는 행위는 유다인들의 식사 예절일 뿐 아니라 예수님 당신께서 최후만찬 때 하신 행위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이 행위는 미사와 성찬례를 상기시키면서 성사를 통해 우리에게 베풀어 줄 은총의 충만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성체성혈 대축일을 맞으면서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세우신 성체성사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봅니다. 그리고 그 의미가 우리의 일상 삶에서 실현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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