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희망의 시작 - 연중 제 16주간 - 좋은 몫을 선택하는 삶(루카 10, 38-42)

Author
신부님
Date
2022-07-15 20:50
Views
815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2022년 7월 17일 일요일

좋은 몫을 선택하는 삶(루카 10, 38-42)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루카 10, 41-42)

우리 인간은 소유지향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나 봅니다.  아마도 이 땅에 죄가 들어오고 난 뒤에 생긴 성향일 것입니다. 아무리 많이 소유해도 만족하지 못합니다.  비워야 행복할 수 있는데 일반 사람들은 남 보다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행복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언제나 비교의 대상은 나타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소유지향적인 성향은 결정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하나 봅니다. 하나를 소유하기 위해서 하나는 포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두개를 다 소유할려고 합니다. 식당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이야기는 바로 자장면을 주문하면서도 친구가 짬뽕을 주문하면 친구의 짬뽕도 함께 먹고 싶은 욕망이 생깁니다. 그래서 생겨난 새 메뉴가 바로 짬짜장이라고 합니다.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너무나 당연한 이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삼자에게 자신의 결정권을 위임하는경향이 겸손을 가장한체 증가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마리아와 마르타의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이 두 사람은 다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께 어떻게 하면 잘 해드릴까?’ 하며 예수님의 뜻에 순종하려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여인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마르타는 예수님을 사랑하고 섬기기를 원했지만 그녀는 예수님을 자기 방식대로, 자기 뜻대로 예수님을 접대하고자 했습니다. 본인도 가끔 초대를 받아가면 그러한 마르타와 같은 모습의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부담은 되지만 그래도 감사하게 그분들의 바람에 따릅니다. 반면에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열심히 말씀을 경청하고 있었습니다.

가끔 신자 분들의 초대를 받아서 가정 방문을 하거나 구역모임에 가면 이러한 체험을 하게 됩니다. 모임이 시작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준비로 분주한 우리 자매님들의 모습을 봅니다. 잘 대접하려는 그분들의 마음은 잘 알고 있지만 모임 시간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고 마르타의 모습으로 시중을 드는 자매님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분위기 마저 흩어지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손님을 초대해서 대접하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기 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에게 부담이 되지 않게 편안함을 주는 것이 좋은 대접의 방법일 것입니다. 

마리아는 조용히 앉아서 손님의 말을 들어줍니다. 마리아의 모습이 오히려 손님을 덜 부담스럽게 만듭니다. 하지만 마르타는 예수님곁에서 자신의 일은 도와 주지 않고 예수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있던 마라에게 화가 났습니다. 자신은 열심히 봉사하느라 분주한 데 마리아는 한가로이 편하게 주님의 말씀만 듣고 있는 것 같아 속이 상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주님께 불평을 토로합니다.

40절 후반부는 이렇게 기록합니다.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마리아를 두둔하시는 것같이 말씀하십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종종 이 주님의 말씀이 마리아를 인정하시고, 마르타를 부정하신 것이라고 이해합니다. 하지만 주님은 마리아도 마르타도 다  인정하십니다. 단지 마르타의 부족함은 그녀의 봉사, 이웃 사랑이 섬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인정을 받기 위한 것에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것에서 나왔기 때문에  마리아를 판단하고 마리아에 대한 불평을 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마리아는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께 기쁨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것은 내 방식이 아니라 예수님이 원하는 방식대로, 예수님이 가장 좋아하는 것대로 예수님을 섬기고 예수님과 함께 있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새로운 한 주간을 시작하면서 마르타와 마리아의 장점이 우리의 삶을 통해서 잘 드러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주님 안에서 사랑과 겸손으로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는 삶이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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