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희망의 시작 - 사순 제1주간 - 삶의 순서를 바꾸지 않는 삶(마르 1, 12-15)

Author
신부님
Date
2021-02-19 22:50
Views
600

사순 제 1 주간

2021년 2월 21일 일요일

삶의 순서를 바꾸지 않는 삶(마르 1, 12-15)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 12 - 15)

코로나 19로 인한 고통에 덧붙여 한파로 인한 단수와 정전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는데 오늘 새벽부터 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물이 없어서 전기는 들어왔지만 히팅이 없는 속에서 살고 있는데 이제 따뜻한 기온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이 없이 지내는 것의 불편함을 상상만 해 보셔도 다 아실 것입니다. 남의 일인 것처럼 생각해 왔던 이러한 어려움을 직접 경험하면서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물을 사용하면서도 조심스럽니다. 다시 끊길 줄 모르니까, 그리고 아껴쓰야지 나의 낭비가 다른 사람이 못쓰게 할 수도 있으니까..역대급의 불편을 겪고 나니까 물과 전기가 얼마나 소중한 가를 다시금 깨닫게 되고 이제는 좀 더 절약하고 아껴쓰야겠다는 생각과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사순의 시작과 함께 할 수 있도록해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받으신 광야에서의 유혹을 아주 간단하게 알려 주지만,  반면에 마태오와  루카 복음은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받으셨던 유혹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 유혹의 내용은 바로 빵, 영광, 권세에 대한 것입니다. 이 세가지 것으로 예수님을 유혹하는데 빵의 유혹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 보고자 합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하신 후 예수님께서 심한 굶주린에 시달리고 있을 악마가  다가와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들이 빵들로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유혹을 합니다.  굶주림을 이기는 장사가 없다고 했습니다. 

악마는 예수님의 굶주리고 허기진 것을 이용해, “당신이 바로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당연히 돌을 빵으로 만들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그렇게 굶고 있습니까?” 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즉 이 유혹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는데 먼저 일를 해결하고 난 뒤에 하느님의 일을해도 늦지 않습니까 하고 하느님의 일과 사람의 일의 순서를 바꾸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저지르는 모든 죄의 뿌리는 바로 하느님의 일과 세상적인 일의 순서를 바꾸는 데에서, 하느님의 자리와 우리의 자리의 순서를 바꾸는 데에서 오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순서를 바꾸어 놓으면 모든 사람들이 자기 중심적이 되어 버립니다. 이 말은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가 자기 죄를 계산하는 저울과 타인의 죄를 계산하는 저울 두 개를 가지고 있다. 같은 잘못을 저질러도 나의 죄는 될 수 있는대로 가볍게 달고, 남의 죄는 다른 저울로 아주 무겁게 단다.”고 합니다. 이것이 우리 인간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꽃병이 깨졌다고 할 때  아이가 깨뜨렸다면 야단을 치고 혼을 낼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깨뜨렸다면, ‘아이고 실수로 깨뜨렸다’라며 자기에게는 이유와 핑계를 대고 넘어갈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 15) 하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정하신 때가 되어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으니까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장소의 개념이 아닌 통치의 개념임을 우리는 잘 압니다. 바로 하느님께서 통치하시는 나라를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자리를 차지하시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회개란 바로 나의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금 원래의 상태로 돌려 놓는 것,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의 뜻을 먼저 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원래의 하느님 우선의 삶으로 돌아가면 복음을 믿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때가 찼다고 합니다.’ 이는  ‘지금’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회개’ 하는데에도 다 때가 있습니다 하고 말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런데 그러한 때는 자신이 생각하는 때이지 하느님의 때가 아닌 것입니다.

그 때의 ‘때’는 여태까지 제대로 살아오지 못함에 대한 댓가를 치르고 난 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때가 찼음’을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그러한 처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 종말은 우리가 상상하지도 생각하지도 못한 때에 올 것입니다.

사순 제1주간을 지내면서 우리와 우리 가족들 모두가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서 당연히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감사하며 이웃을 배려하면서 절약하며 나누는 삶을 실천하고자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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