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희망의 시작 - 성탄 밤미사 (루카 2, 1-14)

Author
kchung6767
Date
2018-12-23 13:36
Views
1359

성탄 밤미사 강론

2018년 12월 24일

영광과 평화에 담긴 성탄의 의미(루카 2, 1-14)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1, 14)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심은 ‘지극히 높은 곳에 계시는 하느님께는 영광이시고 그리고 당신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는 평화!’ 라고 알려 줍니다.  성탄의 참된 의미를 ‘영광과 평화’라는 두 단어로 알려줍니다.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통해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납니다. 이 분의 마음에 드는 삶을 통해서 이 험한 세상에서 참 평화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삶과 참 평화를 누리는 삶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성 아우구스띠노 주교님은 당신의 강론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이여, 잠에서 깨어나십시오. 하느님은 당신을 위해 사람이 되셨습니다. “잠자는 이여, 잠에서 깨어나십시오. 죽음에서 일어나십시오. 그러면 그리스도께서 당신에게 빛을 비추어 주실 것입니다.” 나는 다시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위해 사람이 되셨습니다.」

오늘은 우리의 구세주가 가장 가난한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 날입니다. 우리 모두는 잠에서 깨어나 그 분이 오심을 기뻐하고 환호를 올려야 합니다. 이 기쁜 소식을 세상 끝에까지 들릴수 있도록 외쳐야 합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는 분이시지만 가장 구원자 답지 못한 모습, 즉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비참한 모습으로 오시는 것입니다.

공자가 제자인 자공과 자로를 데리고 여행을 할 때였습니다. 어느날 길을 잃고 산중에서 헤매다가 작은 오두막을 발견하였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오두막에 들어선 공자 일행은 늙은 집주인으로부터 음식을 대접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집주인은 연신 손등으로 콧물을 훔치면서 좁쌀 죽을 끓여 이 빠진 그릇에 담아내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은 그 모양을 보고 입맛이 떨어져 음식에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자는 훌훌 입김을 불어대며 아주 맛있게 음식을 먹었습니다. “선생님, 음식이 그렇게 맛있습니까?” 궁금해진 자공이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너희들은 늙은 주인의 더러운 콧물과 이 빠진 그릇을 보았을 뿐, 손님을 대하는 아름다운 성의와 친절은 보지 못했구나 사람은 대접할 줄도 알아야 하지만 대접받을 줄도 알아야 하느니라.”

아무리 화려한 접시에 담긴 좋은음식이라 할지라도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담겨 있지 않다면, 또 그 정성을 느끼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런 맛도 느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렇듯 사람은 자신의 무게에 따라 대접을 받는 것입니다. 스스로 대접받을 준비가 되어있다면 누군가 반드시 당신을 대접할 것입니다.

당시의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구세주가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오리라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분을 구세주로 모시기 보다는 신성을 모독하는 자로 간주하여 혹독한 박해를 가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외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으로 한 인간을 판단하는 우를 저질렀으며 그러한 실수는 종국에는 그 분을 정치범으로 몰아 십자가위에서 죽였던 것입니다. 이들의 그러한 행위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아우구스띠노 성인의 말씀에서와 같이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공자의 말씀대로 대접하는 사람의 참된 정성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엇습니다. 즉 우매한 제자들은 대접을 받을만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아기 예수님께서 태어나시는 상황을 보면서 한 가지 신비를 깨달을 수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섭리는 인간의 이성으로써는 파악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이성 저밖에 계시는 그분의 논리를 깨닫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사고와 삶의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해탈이 무엇입니까?” 그러자 스승이 되물었습니다. 누가 너를 일찍이 묶어 놓았느냐? 이것이 답이다. 누가 너를 일찍이 묶어 놓았는가. 인간은 본래부터 자유로운 존재인데 일상적인 생활 습관이 잘못 들어 그 소용돌이에서 스스로가 말려들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볼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너무나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 얽매여서 기존의 삶의 논리로써 모든 것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이를 근거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된 구원에 이르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의 논리를 바꾸어 가는 바로 회개의 삶 즉 잠에서 깨어나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 잠에서 깨어나는 삶은 바로 “회개하는 삶을 살면 하늘 나라에 들어 갈 수 있다”고 외치시는 구원자의 선언에서 우리는 왜 회개를 하여야 하는가를 깊이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 이 순간부터 우리 모두는 겉으로 드러난 모습으로 인간을 판단하는 그러한 삶을 포기하여야 합니다. 인간을 참 인간으로 한 인격체로 보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삶의 자세를 갖춘다는 것은 한 인간 만의 노력 만으로늘 불가능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공동체가 이를 위해서 공동으로 협조하여야 할 것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으로 인간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 자체로써의 존엄성에 기초하여 인간을 새롭게 바라보아야 하겠습니다. 

참으로 이웃을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으로 받아 들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요? 우리는 이 자리에서 해답을 찾을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그 분의 탄생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 보고 묵상하면서 자연히 그러한 해답을 찾도록 해야 겠습니다.

사회에서 혹은 공동체에서 소외 받고 가난하게 살아 가고있는 불쌍한 존재를 우리는 어떻게 영접하고 있는지요.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 주변의 소외 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당신 자신임을 강조하고 계시는 주님의 말씀을 깊이 명심하여야 하겠습니다.

외모로써 인간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그 인간의 본 모습을 보려는 우리의 노력이 진심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성탄을 맞으며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1, 14) 라는 이 말씀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합니다. 이제 예수님의 탄생을 통해서 깨닫는 ‘지극히 높이 계시는 하느님께는 영광을 드리고  당신의 마음에 드는 삶을 통해서 참 평화를 누리는 삶을 살아가고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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