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루카 1, 26-38) - 3075

Author
신부님
Date
2023-12-06 18:15
Views
864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075

2023년 12월 8일 금요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루카 1, 26-38)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 38)

오늘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이시며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성모님의 영성은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라고 고백하시는 이 고백 속에 다 담겨 있습니다. 이 고백 속에는 이제는 자신의 뜻이 아닌 주님의 뜻대로 살아가시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성모님의 이 다짐이 저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날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다짐의 실천이 필요한 시간을 지내고 있기 때문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는  머무는 준비보다는 떠나는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미련을 갖기 보다는 미련을 끊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미련이 있기 때문에 주님의 뜻을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의 인연 때문에 주님의 뜻을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시간은 화살과 같이 빨리 갑니다. 어릴 때는 시간이 빨리 갔으면 하고 바랬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든 지금은 이 시간이 가능하면 천천히 갔으면 하고 바랍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이율 배반적으로 살아 갈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서 사람들마다 다들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님 안에서의 시간은 천년도 일년 같고 일년도 천년 같은 시간입니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이 직선의 개념이라면 하느님 안에서의 시간은 원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님 안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지나가 버리는 행복이 아닌 반복되는 행복일 것입니다. 반복 됨으로 싫증이 나는 행복이 아닌 반복될 수록 더 깊은 맛 숙성된 맛을 느끼게 하는 행복일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취하는 행복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으로만 선택할 수 있는 행복인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 주님안에서의 행복을 믿음으로 구체화시키는 사람들입니다. 내가 주인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가 나의 삶의 주인이 되실 때 우리의 일상에서 추상의 개념이 구체화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피정을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억지로 떠밀려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기쁘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신앙인의 삶의 태도를 보면서 놀랍니다. 자신들이 살아가는 삶의 논리와는 다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삶과 하느님의 주인이 되는 삶과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하면 할수록 이러한 삶의 변화가 우리에게 강요가 아닌 자유로운 선택이 될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는 누구의 종으로 살아가고 있는 가’에 대해서 반성하게 하십니다.  종으로서의 삶은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주인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성모님의 삶은 당신의 뜻에 의한 삶이 아닌 주님의 뜻에 의한 삶이었습니다.

우리 또한 주님의 종으로서 살아가겠다고 다짐한 사람이기에 우리의 뜻이 아닌 주님의 뜻에 따라서 살아야 함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러한 반성의 기회를 주시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은 성모님께서 어떻게 예수님을 잉태하시고 성모님은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시는 지에 대해서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성모님께 나타난 천사 가브리엘은 마리아에게 먼저 인사하기를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본문 28절) 했습니다. 마리아는 이 뜻하지 않았던 방문과 인사에 놀랍기도 하고 참으로 두려울 수 밖에 없엇을 것입니다(본문 29절).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는 곳에는 늘 놀라움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인간의 지성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바로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브리엘 천사의 잉태 예고에 놀라는 그녀에게 천사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하는 말을 전합니다.  이어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하고 말합니다.

이 두 말은 사실상 같은 뜻의 말을 반복한 것입니다. 그 말들은 첫째로 그녀가 처녀이면서도 아이를 갖게 되는 것은 하느님께서 행하시는 일이며 그래서 하나도 두려워할 필요 없이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는 뜻입니다.

둘째는, 그 일이 마리아에게는 크나큰 특권이며 영광이라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그녀가 낳을 아이는 다름 아닌 하느님의 아들이시고 영원할 나라의 영원하신 왕이시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한 또 다른 이유는 그가 곧 그녀에게 예고할 일 때문에 그녀를 미리 안심시키고 충격과 공포를 줄이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천사 가브리엘은 마리아에게 처음 말을 붙이면서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했고 또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하고서도 곧 이어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한 것입니다. 하느님의 총애를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바로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마리아가 낳을 아이에 관하여 천사 가브리엘은 “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라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남자를 알지 못하는 마리아에게는 자신이 아이를 가질 것이라는 그 사실이 충격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리아는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듣고서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고백합니다.  마리아가 자신을 하느님께 내어 놓음으로서 이 세상 구원은 시작된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수호자 이시며 원죄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대축일을 지내면 성모님의 이 고백이 우리의 삶을 통해서 구현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이러한 삶을 살 수 있는 은총을 주시도록 전구해 주시도록 성모님께 청합니다.

Total 2,633
Number Title Author Date Votes Views
2543
희망의 시작 - 상대방을 배려하는 삶(마르 2, 13 - 17) - 3105
신부님 | 2024.01.11 | Votes 2 | Views 714
신부님 2024.01.11 2 714
2542
희망의 신앙 - 등정주의와 등로주의 신앙(마르 2,1-12) - 3104
신부님 | 2024.01.10 | Votes 4 | Views 696
신부님 2024.01.10 4 696
2541
희망의 시작 - 말씀과 함께하는 삶(마르 1, 40-45) - 3103
신부님 | 2024.01.09 | Votes 4 | Views 672
신부님 2024.01.09 4 672
2540
희망의 시작 - 이웃에게 엔돌핀이 되는 삶 (마르 1, 29-39) - 3102
신부님 | 2024.01.08 | Votes 5 | Views 810
신부님 2024.01.08 5 810
2539
희망의 시작 - 참 권위의 유래 (마르 1, 21-28) - 3101
신부님 | 2024.01.07 | Votes 5 | Views 670
신부님 2024.01.07 5 670
2538
희망의 시작 - 주님 세례 축일 (마르 1, 7 - 11) - 3100
신부님 | 2024.01.06 | Votes 4 | Views 741
신부님 2024.01.06 4 741
2537
희망의 시작 -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삶 (마르 1, 7 - 11) - 3099
신부님 | 2024.01.04 | Votes 4 | Views 787
신부님 2024.01.04 4 787
2536
희망의 시작 - 예수님과의 만남의 열매 (요한 1,43 -51) - 3098
신부님 | 2024.01.03 | Votes 4 | Views 738
신부님 2024.01.03 4 738
2535
희망의 시작 - “무엇을 찾느냐?”(요한 1, 35- 42) - 3097
신부님 | 2024.01.02 | Votes 5 | Views 742
신부님 2024.01.02 5 742
2534
희망의 시작 - 요한과 예수님 사이의 차이(요한 1, 29-38) - 3096
신부님 | 2024.01.01 | Votes 3 | Views 741
신부님 2024.01.01 3 741

Enquire now

Give us a call or fill in the form below and we will contact you. We endeavor to answer all inquiries within 24 hours on business 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