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루카 19, 11 - 28) - 3061

Author
신부님
Date
2023-11-21 03:44
Views
878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061

2023년 11월 22일 수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루카 19, 11 - 2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루카 19, 26)

오늘은 성녀 세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한국에 도착하여 프란치스코의 착은형제회 수도원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지금은 몇일 동안 부산에 와 있습니다.  지난 몇일 동안 수도원에 머물면서 참으로 오랫 만에 새벽에 함께 기도하며 미사를 봉헌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새벽 이른 시간에 하루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함께함’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하루의 시작을 형제들과 함께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리는 이 시간은 형제들과 그리고 하느님과 하나되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을 통해서  저 자신의 신원에 대한 재확인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읜 몇일 전에 묵상했던 그 복음의 내용입니다. 다시 한번 당시의 묵상 글의 주된 내용을 되돌아 보고자 합니다.

당시의 사람들은 하늘나라가 당장 도래할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하늘나라는 그들의 생각대로 당장 오질 않았습니다. 인간의 시간개념과 하느님의 시간의 차이입니다. 카이로스와 크로노스의 치이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이미 하늘나라는 예수님의 오심과 함께 와 있었지만 이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미 와있는 하늘나라는 지금도 완성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담당해야 하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오늘의 복음 내용은 어떤 귀족이 왕권을 받아오기 위해서 먼 길을 떠나면서 자신의 종들에게 금화를 나누어 주면서 “자신이  먼길을 떠났다가 돌아 올때까지 벌이를 하라.’” 고 명령합니다. 그리고 왕으로서 돌아온 그는 자신의 명령을 어떻게 수행을 했는지 셈을 하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오늘의 비유를 통해서 하느님의 나라가 당장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더 필요하는 것을 그리고 하느님 나라가 오기 전에 예수님께서 먼저 떠나셔야 한다는 것, 그리고 예수님께서 떠나있는 동안 제자들은 시련을 겪는다는 것, 다시 오시는 예수님을 기다리는 동안 제자들은  맡겨진 임무를 성실하게 잘 수행해야 함을 이 비유를 통해서 가르치고 계십니다.

이 이야기는 마태오 복음 25장 14절에서 30절에 나오는 ‘탈렌트의 비유’와 많이 비슷하지만 또한 차이점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두 개의 비유를 따로 말씀하셨을 가능성도 있지만 많은 학자들은 원래의 하나의 이야기였을 것인데 전해지는 과정에서 달라졌을 수도 있고 마태오와 루카가 복음서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신학적인 생각에 따라서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읽은 ‘미나의 비유’에서 나오는 귀족의 이야기는 마태오 복음 2장 22절에 나오는 ‘아르켈라오스’의 이야기와 비슷합니다.

이스라엘 전체를 통치하던 헤로데 대왕이 기원전 4세기 경에 사망하자, 그의 아들 아르켈라오스가 아버지의 왕위를 계승하려고 로마 황제를 찾아갑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로마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왕이나 영주들은 로마 황제의 임명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유대인들은 아르케라오스를 싫어했기 때문에 그의 왕위 계승을 막을려고 대표단을 로마에 파견했습니다.

로마의 황제는 절충안으로 아르켈라오스를 헤로데 대왕의 왕국에서 절반인 유다와 사마리아를 다스리는 지방 영주로 임명을 했습니다. 그는 로마에서 돌아온 후에 자기를 반대한 자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시 사람들이 잘 기억하고 있었던 그 일을 소재로 하여 당신의 승천과 재림의 대한 비유로 이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오늘 비유의 서두에서 귀족이 왕권을 받으러 떠나면서 당신의 종 열 사람에게 열 미나를 나누어 주면서 “내가 돌아올 때까지 벌이를 하여라.”하고 말합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완성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모르는 시간이지만 주인이 돌아오는 그 때까지 주님께서 주신 것을 잘 활용하며 지내고 있어야 함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당신이 올 때까지 벌이를 하라.”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16절을 보면, “작은 일에 성실하였다.”는 말을 합니다. 우리는 큰 일을 하면서 자신을 드러낼려고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 보시기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큰일이 작은 일일수도 있고 우리가 생각하는 작은 일이 큰일 일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분의 뜻에 순명하며 성실한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말씀을 잘 듣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베푸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봅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미나를 관리하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 번째의 종의 모습은 주인의 뜻에 순명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위탁된 미나를 자신의  생각으로 땅 속에 묻어 두었습니다. 그는 벌이를 하라는 주인의 뜻을 무시하고 자신의 뜻대로 한 것입니다.

주인이 준 미나를 보관하기만 했다가 주인에게 그대로 돌려 줍니다. 그러면서 이 종은 주인에게  주인님께서는  냉혹한 사람이어서 두려웠다고 말합니다(루카 19, 21). 벌이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이유를 자신의 주인의 탓으로 돌립니다. 아담과 이브가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 죄를 짓고 난 이후에 그 죄를 지은 이유를 서로에게 전가하는 모습을 보는 것과 같은 모습입니다. 이 종을 두고서 주인은 ‘악한 종’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서 그에게 주었던 것마저 다 빼앗아 버립니다.

이 비유에서 주인은 예수님이고 종들은 우리와 같은 그리스도인들을 말할 것입니다. 주인이 먼 길을 떠났다고 하는 것은 예수님의 승천을 그리고 다시 돌아온 것은 예수님께서 다시오심 즉 재림을 의미합니다. 주인이 돌아와서 이 종들과 셈을 하는 것은 최후의 심판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재림하셔서 당신의 종들 즉 우리들을 심판하실 때에는 우리가 쌓아온 업적을 보시는 것이 아리나 우리가 얼마나 당신의 뜻에 합당한 삶을 살아왔느냐를 보신다는 것을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합니다.

신앙인에게 있어서 성실함이란 참으로 중요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그 뜻대로 순명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결과보다는 결과에 이르는 과정에서 성실함을 말합니다.

모든 성인들은 이렇게 순명과 성실함이라는 삶의 특징을 지니고 있었던 분들입니다. 오늘 세칠리아 성녀의 축일을 맞으면서 우리 역시 성녀의 삶이 모범을 본받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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