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창조의 목적에 합당한 삶(루카 19, 45 - 48) - 3063

Author
신부님
Date
2023-11-22 20:33
Views
756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063

2023년 11월 24일 금요일

창조의 목적에 합당한 삶(루카 19, 45 - 48)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루카 19, 46)

모든 피조물은 창조주의 창조의 목적대로 존재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창조의 질서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창조주의 창조의 목적대로 존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창조의 질서를 깨뜨려 버린 것입니다. 창조의 질서를 깨뜨린 결과는 죽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깨어진 창조의 질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질서의 회복을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댓가는 당신의 죽음입니다. 인간이 지은 모든 죄의 대속의 댓가입니다.  이 댓가의 지불로 다시금 본질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남은 것은 창조의 질서대로 살아가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성전이 존재하는 이유는 기도하는 집입니다. 기도는 인간과 하느님과의 깨어진 관계를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 기도의 집의 본질을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훼손시킵니다.  하느님과의 신뢰관계가 깨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왜곡된 신뢰관계는 인간관계에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인간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세상을 바라 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손짓을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불신의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내 탓이고 내 큰 탓이다.’라고 반성해야 합니다. 내 자신 역시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불신의 사회가 있게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4 복음서에 다 나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복음의 배치가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공관복음에서는 이 사건을 예수님의 수난 직전에 있었던 일로 기록하고 있는데 반하여 요한복음 에서는 예수님 공생활의 첫 과월절 때에 있었던 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복음의 배치가 공관복음서와 요한복음서와 다르다고 하여 이 사건이 담고 있는 의미와  가르침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들어가셔서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쫓아 내십니다.  이 성전이 장사하는 사람들의 장터가 된 이유는 유대인들의 역사적인 관습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당시의 유대인 남자들은 3대 축제일이 되면 예루살렘에 와서 제사를 드려야 했습니다. 따라서 멀리서 오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 사람들이 먼 길을 소나 양을 끌고 와야 했습니다. 그런데 동물들을 제물로 바치기 위해서 먼길을 아무런 문제 없이 끌고 온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이렇게 먼 거리를 끌고 오다보면 제물로 바칠 소나 양이 병들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사를 드릴 때는 흠없는 희생제물을 드려야 하는데 흠없는 제물을 바친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성전 앞에서 소나 양이나 비둘기를 사면 편리하기도 하고, 흠없는 제물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제물용 짐승들을 파는 상점들과 장사꾼들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환전상들인데, 당시는 로마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로마 화폐인 드라크마였습니다. 그런데 그 돈의 앞 면에는 로마 황제인 카이사르의 얼굴이 새겨져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카이사르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돈을 하느님께 바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카이사르 자체가 신으로서 숭배 되었기 때문에, 하느님께 카이사르의 얼굴이 그려진 돈을 드리는 것이 합당치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돈을 바꾸어주는 환전상들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 한다면 성전에 이러한 장사가 시작된 것은 나름대로 하느님께 흠없는 제물, 깨끗한 돈을 바치게 하려고 배려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점점 변질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인간이 죄를 짓는 것은 초심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던 마음에서 이제는 자신이 우선이 되는 것입니다. 순수한 마음이 이해를 따지는 마음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먼저 제물이 흠이 없는지를 판결하는 것은 제사장들의 권한이었습니다. 아무리 자신이 보기에는 흠이 없는 짐승을 갖고 왔어도 제사장들이 거부하면 제물로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반대로 조금 흠이 있지만 제사장이 동의하면 제물로 드릴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원래는 성전 안에서 장사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기에 시장이나 성전 밖에서 팔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성전 안에서 장사하는 것이 허용된 것입니다. 제사장들과 상인들 사이에 검은 거래로 성전 안으로까지 들어와 성전 뜰에서 제물용 짐승들을 팔고 성전세를 환전해주는 장사꾼들이 장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제사장들이 성전을 거룩하게 보존해야 하는 자신들의 본연의 임무 보다는 재물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성전을 세속의 장터로 변화시킨 것입니다. 성전의 거룩함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러한 성전의 성전됨의 상실에 예수님의 분노가 극에 달했던 것입니다.  우리 몸 역시 주님의 성전입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어떻게 보존해야 할 지를 오늘 복음서는 우리에게 잘 알려 줍니다.

본질을 회복하는 삶, 창조의 질서를 회복시키는 삶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존재의 이유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존재의 목적에 합당한 삶을 살 수 있는 은총을 허락해 주시기를 주님께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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