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하느님을 증인으로 내 세우지 않는 삶(마태 5, 33 -37) - 1016

Author
kchung6767
Date
2017-06-16 07:38
Views
2394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1016

2017년 6월 17일 토요일

하느님을 증인으로 내 세우지 않는 삶(마태 5, 33 -37)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 5, 37)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내가 주인이 되면 남의 부족함이 보이고 하느님이 주인이 되면 나의 부족함이 보입니다.  인간이 타락하고 난 뒤에 우리는 자신보다는 남의 부족함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많은 유혹을 받고 살아갑니다. 특히 세상의 논리보다는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셨던 비움과 겸손의 논리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더욱 많을 수 있습니다.

어둠의 유혹에 노출된 우리는 고백의 언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고발의 언어를  어둠 속에서 빛을 비추는 사람을 살기보는 빛 속에서 빛을 가리는 삶을, 감사보다는 불평과 불만을,  사랑보다는 미움이 희망보다는 절망이 미래 보다는 과거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 어두움의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어떠한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산상수훈의 가르침을 계속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첫 절에서 예수님께서는 거짓 맹세를 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시에는 두 종류의 맹세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하느님을 자기 주장의 증인으로 내세우면서 엄숙하게 약속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 두고서 맹세라고 말하고  또 다른 하나는 하느님께 무언가를 해 드리겠다고 약속하는 것인데 이것을 ‘서약’, ‘서원’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증인으로 내 세우고 실천하지 않는 맹세를 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유는 하느님을 증인으로 내세우고 이를 실천하지 않는 것은 하느님을 거짓 증인으로 만들게 될 뿐만 아니라 이는 신성모독죄를  더 짓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하늘을 두고도, 땅을 두고도, 예루살렘,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시에는 하느님의 이름을 직접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명칭들을 사용했는데 이러한 명칭으로 사용된 것이 바로 ‘하늘’과  ‘땅’  ‘예루살렘’ 그리고 ‘자신의 머리’ 등등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명칭들을 두고서 맹세를 하는 것은 하느님을 증인으로 내세워서 하는 맹세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당시의 사람들은 이러한 맹세를 남발하는 경향이 많았기 때문에 이 맹세자체를 금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옥좌, 그분의 발판, 위대하신 임금님의 도성’ 이라고 말씀하시는 이유는 이 모든 것들이 하느님의 소유물이기 때문입니다. 즉 세상의 모든 것들이 하느님의 소유물임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소유물을 갖고서 맹세를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소유가 아닌 남의 것을 갖고서 맹세를 하는 것은 맹세의 아무런 효력도 없기 때문입니다. 

또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몸, 즉 머리카락 하나도 다 하느님의 소유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증거로 인간은 자신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검거나 희게 할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의 의미는 염색의 의미가 아니라 인간은 우리에게 허용된 시간을 한 순간도 멈추게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먹어 가는 것을 멈추게 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바로 ‘예’ 아니면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진실한 삶을 살아간다면 맹세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거짓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삶에대한 부연설명을 해야하기 때문에 말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고백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과 고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과의 차이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예’와 ‘아니오’의 분명한 대답을 요구하시는 것은 바로 고발의 삶이 아닌 고백의 삶 즉 성실한 삶을 살아가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어쩌면 ‘예’와 ‘아니오’ 의 갈림길에 서서 하느님을 바라보는 존재입니다. 겸손은 하느님을 바라보면서 ‘예’를 답하게 함과 동시에 세상을 바라보면서 ‘아니오’를  답하게 합니다. 하지만 교만은 하느님을 바라보면서 ‘아니오’ 라고 답하고 동시에 세상을 바라 보면서는 ‘예’라고 답하게 합니다.

십자가의 성요한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느님께 날아오르는 유일한 길은 ‘예’와 ‘아니오’의 대답 속에 들어있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아니오’라는 대답으로 피조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남으로써 자기를 벗어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응(應)하면서가 아니라 부정하면서 거룩한 잠심(潛心)’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무(無)의 세계에 이르게 되며 그 정도에 따라 ‘예’라는 대답을 통해 하느님은 충만한 은총을 내려주시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 속에는 항상 ‘예’의 마음과 ‘아니오’의 두 응답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사탄으로부터 유혹을 받으십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 사탄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길이 바로 ‘말씀’에 있슴을 가르쳐 주십니다. 그렇습니다. ‘말씀’은 우리를 세상에는 ‘아니오’를 하늘에는 ‘예’라고 대답하게 합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수 많은 헛된 맹세를 남발하면서 살아온 자신을 반성합니다. 말씀과 함께 주님 앞에서 진실되고 성실한 고백의 삶을 살아가고자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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