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2024

너희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마르코 14:38

Watch and pray that you may not undergo the test

Mark 14:38

하느님의 사람과 베텔의 늙은 예언자

오늘 묵상해 볼 인물은 예로보암 시대에 활동했던 예언자들입니다. 이름을 알 수 없고 성경은 ‘하느님의 사람’과 ‘베텔의 늙은 예언자’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로보암은 산당을 짓고 레위 자손이 아닌 일반 백성으로 사제로 삼고 절기도 임의로 만들었습니다. 어느날 예로보암이 제단 옆에 서서 분향하려고 하는데, 하느님의 사람이 ‘제단이 산산조각 나고 그 위에 있는 재가 쏟아질 것이라’고 제단에 대고 외칩니다. 예로보암은 제단에서 손을 뻗으며 “그를 붙잡아라.” 하고 명령하자 그를 향해 뻗었던 손이 굳어 오므릴 수가 없게 됩니다. 곧 이어서 주님의 말씀에 따라 하느님의 사람이 제시한 표징대로, 제단이 산산조각 나고 제단에서 재가 쏟아집니다. 

그러자 임금은 하느님의 사람에게, “주 그대의 하느님께 호의를 간청하고, 내 손이 회복되도록 기도해 주시오.” 합니다. 하느님의 사람이 주님께 간청하자 임금의 손이 회복되어 전과 같이 됩니다. 예로보암은 감사의 표시로 선물도 주고 집으로 가서 피로도 풀도록 하지만 하느님의 사람은 ‘빵도 먹지 말고 물도 마시지 마라. 그리고 온 길로 돌아가지도 마라.’라는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그가 베텔에 왔던 길로 돌아가지 않고 다른 길로 갑니다. 

그런데…베텔에 사는 한 늙은 예언자가 하느님의 사람이 행한 일들을 듣고 그를 뒤쫓아가 함께 집으로 가서 음식을 드시지요.” 하고 권유합니다. 하느님의 사람이 주님의 명령때문에 그의 호의를 거절하자 늙은 예언자는 자기도 하느님의 사람을 데려다가  빵을 먹게 하고 물을 마시게 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받았다고 전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말이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사람은 그의 집에서 빵을 먹고 물을 마십니다. 그 때 늙은 예언자에게 하느님의 사람에 대한 하느님의 말씀이 내립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았기에 너의 주검은 네 조상들의 무덤에 묻히지 못할 것이다.라고 선포합니다. 하느님의 사람은 그곳을 떠나가다가, 길에서 사자를 만나 물려 죽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늙은 예언자가  하느님의 사람의 주검을 묻어 주고 곡을 합니다. 그를 묻은 뒤에 예언자는 아들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죽거든 이 하느님의 사람이 묻힌 무덤에 나를 묻어라. 그리고 그의 뼈 곁에 내 뼈를 놓아라. 

두 예언자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흔히 실수할 수 있는 내용을 들려줍니다. 늙은 예언자는 기적이 일어난 현장에 없었기에 더욱 하느님의 사람에 대해 알고싶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하느님의 사람과 자신의 능력을 비교해 보고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는 하느님의 사랑에게 거짓말을 하여 자기의 집에 데려옵니다. 그는 하느님의 사람이 의심없이 자신을 따라오는 것을 보고 대단한 예언자는 아니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신명기 18장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예언자에 대해 “ 또한 내가 말하라고 명령하지도 않은 것을 주제넘게 내 이름으로 말하거나, 다른 신들의 이름으로 말하는 예언자가 있으면, 그 예언자는 죽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늙은 예언자는 죽어 마땅한 죄인입니다.

하느님의 사람은 어이없이 죽었습니다. 하느님은 왜 그리 치셨을까요? 그의 잘못은 늙은 예언자의 말을 의심없이 믿어버린 것입니다. 그는 당연히 자기한테 한 말을 바꾸어 주님께서 이 늙은 예언자에게 이야기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말씀이 변경되었으면 당연히 그에게도 하느님께서는 알려주셨을 것입니다. 늙은 예언자가 주님의 말씀이라고 전했다 하더라도 그는 다시 한 번 주님께 여쭈어보았어야 했습니다. 그렇치않아도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른데 늙은 예언자가 가짜로 전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무조건 수용합니다. 기도보다 목마름과 배고픔이 그에게는 더 절실했을 것입니다. 한번의 실수가 빚은 결과가 참으로 무섭습니다

우리도 성당일을 하거나 피정을 가거나 하면 어떤 분들의 말을 무조건 믿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위 예언의 은사가 있다더라, 기도발이 보통이 아니더라, 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다더라, 환시를 본다더라 등등…다른 이들의 판단에 우리를 맡기기보다 생각해보고 기도해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영적 분별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신명기 18장에서는 “그런데 너희가 마음속으로, ‘주님께서 하지 않으신 말씀을 우리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언자가 주님의 이름으로 말하였는데도 그 말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은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니라 예언자가 제멋대로 말한 것이므로, 너희는 그를 무서워해서는 안 된다.” 라며 거짓 예언자를 구분하는 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늙은 예언자는 하느님의 사람이 죽자 뒤늦게 후회합니다. 그는 자신의 거짓말과 호기심때문에 죽은 젊은 예언자의 죽음에 보속하는 마음으로 합장해달라며 유언합니다.  

주님, ‘깨어 기도하라’는 당신의 말씀은 아무리 많이 들어도 늘 제게 경각심을 심어줍니다.

주님, 깨어서 기도하는 사람은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임을 압니다. 그러하오니 제가 깨어 기도하며 당신의 말씀을 들으려고 노력하기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