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경암송

5/22/2017 용서 이야기 세번째 (마르코 12:31)

Author
윤영주
Date
2017-05-22 04:00
Views
847
5/22/2017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마르코 12:31

You shall love your neighbor as yourself. There is no other commandment greater than these.

Mark 12:31

약사….약사와 교회신자들은 버려진 어린 새처럼 상처난 신애를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구한다는 심정으로, 반쯤은 호기심으로 그녀를 대합니다. 약사는 신애를 처음 만난 날부터 전도하는 믿음있는 신자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신애가 불행한 여자라고 단정지으며 마음이 얼마나 아프냐고 묻습니다. 그녀의 친절과 전도는 신애를 걱정하지만 신애에게 도움이 되기는 커녕 아픔을 상기시킵니다. 마치 불행한 일을 당한 욥에게 찾아온 세 친구들이 욥의 상처를 후벼파는 것처럼 말입니다. 상처가 치유되는데는 신앙이 큰 힘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속을 들여다 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전도에 열심인 그녀는 정작 신애가 살인범을 만난 이후 신애를 위해 기도모임을 주도하지만 정작 신애가 변하게 된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습니다. 그녀는 목마른 이웃에게 물을 준 것이 아니라 옷을 준 것입니다.

자기식대로 신애의 상처를 위로하기보다 신애의 입장에 서서 조용히 그녀의 곁에 있어주고 조용히 그녀를 기도하는 길일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분명 신애로 하여금 하느님을 만나게 단초를 마련한사람입니다. 신앙상담을 할 때 조언을 주기보다 들어주는 것이 먼저인 것처럼 방법을 달리하여 신애를 배려했더라면 좋았겠다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전도에 적극적인 약사를 보며 다른 것을 몰라도 그녀의 열성만은 우리 가톨릭신자들이 본받았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종찬…카세타를 운영하는 그는 신애가 표현하듯 ‘속물’입니다 다방 여종업을 불러 희롱하고 신애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피아노 콩쿨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가짜 상패를 만들어 가지고 와서 피아노 학원 벽에 걸어 줍니다. 교회는 신애가 좋아서 다닐 뿐이고, 말투는 거칩니다. 신애가 약사의 남편인 김장로를 유혹한 후 종찬도 유혹하려 하지만 그는 신애에게 정신차리라며 화를 냅니다. 그는 신애가 밀양에 온 그날부터 그녀가 고통중에 울부짖을 때도, 타락했을 때도, 절망하고 분노했을 때도 함께 합니다. 영화의 마지막에 신애가 머리를 자를 때도 거울을 들어주며 그녀의 작은 움직임에도 반응하며 도와 주려 합니다. 그는 신애를 이성으로 사랑하지만 이성을 뛰어넘어 순수한 인간애로 사랑합니다. 자기 중심이 아니라, 신애가 무엇이 필요할지 준비해주되 자기의 욕망을 채우려 하지않고, 지켜보되 간섭하지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그녀의 아픔에 함께 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는 속물이지만 착한 사마리아인과 닮은 사람입니다.

아기낳는 민속에 '상투빌이'라는게 있습니다. 아내가 진통하고 있으면 남편은 상투를 산실의 문구멍을 뜷고 들여 넣습니다. 그럼 아내는 남편의 상투를 잡아당기며 그로부터 힘을 얻습니다. 고락을 같이 해야 할 우리의 전통적 촌락공동체에는 나름대로의 고통분담 문화가 발달해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한 마을의 어느 한 집에 애사나 옥사같은 불행한 일이 생기면 그 고통을 분담하는 뜻에서 일정기간 동안 고기반찬을 삼간다든지, 반찬 가짓수를 줄인다든지, 비단옷차림을 하지 않는다든지, 잠자는 방에 군불을 때지 않는다든지하여 더불어 사는 사람의 고통을 공감하는 민속이 향약으로 약정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상처 입고 아파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도울 수 있는 길은 그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우리 옛조상들이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신애가 눈물을 삼키며 싱크대에 서서 밥을 먹고 있을 때, 같이 밥을 먹어주었더라면… 신애가 홀로 넋을 놓으며 아들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일상의 편안한 이야기라고 하려고 찾아왔더라면…신애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그녀가 자기만의 신앙에서 빨리 헤어날 수 있도록 대화하고 기도했더라면…그 사람의 고통을 대신해 줄 수는 없지만 상처받은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상처받은 사람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을 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이웃사랑이 아쉽습니다. 비를 맞고 있는 사람에게 우산을 씌워주는것보다 때로는 함께 비를 맞아주는 것도 좋은 것처럼 말입니다

주님, 늘 제 곁에 가까이 있는 평범한 이웃들이 제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낍니다. 그리고 제 이웃들은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이고 당신께서 주신 세상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피붙이입니다. 저나 제 이웃이나 당신을 아버지로 모시고 살아가는 형제자매이기에…

주님, 제 안에 당신의 사랑이 더욱 단단해져서 제 이웃을 제 자신처럼 사랑할 수 있기를 청합니다. 비록 아직은 미운 사람도 많고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지라도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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