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2024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

요한묵시록 2:5

Realize how far you have fallen. Repent, and do the works you did at first.

Revelation 2:5

사울 아홉번째

사울이 혼백을 부르는 여자를 찾아간 다음 날, 필리스티아인들이 이스라엘에 싸움을 걸어오자 이스라엘군은 도망치다가 길보아 산에서 살해되어 쓰러집니다. 사울의 아들들인 요나탄과 아비나답과 말키수아도 죽습니다. 사울 가까이에서 싸움이 격렬해지고 결국 사울도 적의 활을 맞고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사울은 할례 받지 않은 이민족에게 끌려가 온갖 모욕과 수치를 당할 것이 뻔하므로 자기 무기병에게 "칼을 뽑아 나를 찔러라. 그러지 않으면 할례 받지 않은 저자들이 와서 나를 찌르고 희롱할 것이다."하고 명령합니다. 무기병은 너무 두려워서 임금을 찌르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자 사울은 자기 칼을 세우고 그 위에 엎어지고 사울이 죽는 것을 보고 무기병도 칼 위에 엎어져 그와 함께 죽습니다. 하느님께 불순종했던 사울은 마지막까지 하느님의 뜻을 구하려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에 따라 행동합니다. 그는 자살을 선택합니다.

이튿날 필리스티아인들은 사울과 그의 아들들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사울의 머리를 자르고 갑옷을 벗긴 다음 필리스티아인들의 땅 곳곳으로 사람을 보내어 저희 우상들의 신전과 백성에게 기쁜 소식을 알립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그의 갑옷을 아스타롯 신전에 보관하고 시체는 벳 산 성벽에 매달아 놓습니다. 사울은 죽어서도 필리스티아인들에게 모욕을 당합니다.

아베스 길앗의 주민들은 필리스티아인들이 사울에게 한 일을 전해 듣고 그곳 용사들이 모두 밤새도록 걸어가서 사울의 주검과 그 아들들의 주검을 벳 산 성벽에서 내려다가 야베스에서 불태웁니다. 그들은 그 뼈를 추려 야베스에 있는 에셀 나무 밑에 묻고 이레 동안 단식합니다.

사울이 임금이 된 이후 첫번째 전투는 암몬과의 전투였습나다. 당시 암몬임금은 이스라엘의 야베스 길앗 주민들을 조롱하고 모욕한 후 항복하기를 요구합니다. 그러자 하느님의 영에 사로잡힌 사울은 군대를 소집하여 야베스 길앗 주민들을 구원합니다. 이러한 일 때문에 야베스 길앗 사람들은 사울의 죽음을 슬퍼하고 그의 시체도 조롱당하지 못하게 합니다.

사울은 40세에 사무엘에 의해 주님의 기름부음을 받고 약 40년간 이스라엘을 다스립니다. 그는 출중한 외모에 겸손한 신앙인이었으나 왕이 된 이후에는 불순종하고 악령에 의해 통제받는 사람이 됩니다. 그는 죽을 때까지 무할례자인 이방인의 손에 죽는 것을 불명예스럽게 생각했으나, 정작 그의 마음에는 율법이 없었기 때문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세 아들을 먼저 잃고, 이스라엘에게 패색이 드리워지는 것을 목격하고, 자신도 큰 부상을 입고 차라리 죽음앞에 초연했을 사울. 지난 밤부터 그를 끈질기게 따라다녔을 섬뜩한 예언을 듣고서도 하느님을 찾지 않았던 사울. 하느님께 버림받았다고 자포자기하며 죽음을 맞이하였을지도 모를 사울. 수많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을 통제하지 못했던 사울. 세상에서 늘 주연이기를 원했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사울….

주님, 당신께서 한 때 사랑하셨던 영웅의 추락이 가슴을 무겁게 하는 아침. 누군가가 초심보다는 다시 시작하고자하는 '발심'이 더욱 중요하다는 말을 생각합니다

주님, 땅끝까지 추락하여도 회개하고 당신 앞에 다시 설 수 있게 해주시고, 처음에 하고자 하는 일을 다시 할 수 있는 겸손과 열린 마음을 허락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