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2024

의인의 의로움은 그 자신에게만 돌아가고, 악인의 죄악도 그 자신에게만 돌아간다

에제키엘 18:20

Justice belongs to the just, and wickedness to the wicked.

Ezekiel 18:20

엘리가문에 대한 불행선포 : 조상의 죄가 후손에게 영향을 끼치나? 

주님의 천사는 엘리에게 다음과 같이 선포했습니다. “내가 너의 기운과 네 조상 집안의 기운을 꺾으리니, 네 집안에는 오래 사는 자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내가 너의 가족 가운데 내 제단에서 잘라 내지 않을 자마저도, 눈이 어두워지고 마음이 슬퍼지게 하겠다. 네 가족이 사람들의 칼에 맞아 다 죽을 것이다. 네 집안에 남은 자는 누구나 그를 찾아가 푼돈과 빵 한 덩이를 빌면서, 제발 사제직 한 자리에 붙여 주어 빵 조각이라도 먹게 해 달라고 말할 것이다.’” 

엘리의 두 아들은 자신의 죄악으로 죽었습니다. 사울은 아히멜렉에게 앙심을 품고 개인적인 복수를 했습니다. 다윗은 거짓말을 했지만 불행을 피해갔고 이웃에게 선의를 베풀었던 아히멜렉은 처절한 복수극에 희생되었습니다. 에브야타르는 반역에 동참했기에 자기의 잘못으로 죽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탈출기 20장을 보면 “나를 미워하는 자들에게는 조상들의 죄악을 삼 대 사 대 자손들에게까지 갚는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엘리와 그의 아들의 죄악이 아히멜렉에게 영향을 끼친 것입니다. 조상때문에 불행을 당한 아히멜렉으로서는 참으로 억울한 일입니다. 

남유다왕 아마츠야는 왕위에 오르자 부왕인 요아스를 시해한 신하들을 죽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 시해자들의 자손들은 모세의 율법서에 쓰인 대로 죽이지 않았다. 거기에서 주님께서는 “아버지가 아들 때문에 처형되어서는 안 되고, 아들도 아버지 때문에 처형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죄 때문에 처형되어야 한다.”고 명령하셨다”. (열왕기하 14장)

율법의 내용이 상반됩니다. 하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탈출기 20장에서 ‘나를 미워하는 자들’이라는 전제가 있으며 십계명중 제2계명을 설명하면서 덧붙인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하느님을 미워하는 자이면서 조상들도 죄를 지은 자에 한정됨을 알 수 있습니다. 우상숭배와 관련된 죄를 지은 사람입니다. 아히멜렉은 다윗과 연관된 사건외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잘 알 수 없기에 그와 그의 집안의 불행에 대해서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는 좀 어려워 보입니다

에제키엘 18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죄지은 자만 죽는다. 아들은 아버지의 죗값을 짊어지지 않고, 아버지는 아들의 죗값을 짊어지지 않는다. 의인의 의로움은 그 자신에게만 돌아가고, 악인의 죄악도 그 자신에게만 돌아간다. 그러나 악인도 자기가 저지른 모든 죄를 버리고 돌아서서, 나의 모든 규정을 준수하고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죽지 않고 반드시 살 것이다”. 

예수님께 제자들이 묻습니다. “스승님, 누가 죄를 지었기에 저이가 눈먼 사람으로 태어났습니까? 저 사람입니까, 그의 부모입니까?”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저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그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느님의 일이 저 사람에게서 드러나려고 그리된 것이다. (요한복음 9장)

예수님께서는 개인의 불행이 조상의 죄와 연관이 없음을 명확히 하셨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중에는 가계치유 기도문으로 기도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가계치유의 핵심내용은, 가계안에서 조상들이 지은 죄가 크거나 한이 풀리지 않은 상태일 때 그 나쁜 영향이 후손들에게 미쳐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미사나 기도 등을 통해 풀어야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집안의 우환을 모두 조상 탓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가계치유는 가톨릭 정통 교리에도 정면으로 위배됩니다. “교회의 세례를 통하여 죄를 용서받는 것이 가톨릭 교회의 교리인데, 가계치유에서는 그 ‘죄가 (소멸되지 않고) 유전된다.’는 커다란 신학적인 문제를 가집니다. 2007년 전국 사목국장 회의에서는 2000년 이후 신자들 사이에 서서히 파고든 가계치유의 폐해를 지적하였고, 각 교구별로 이 문제에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에브야타르가 냑향한 아나톳은 예언자 예레미야의 고향입니다. 예레미야가 사제 가문의 후손임이므로 예레미야는 엘리 가문의 후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고통의 예언자라고 불리지만 예레미야와 같은 위대한 예언자가 엘리가문의 후손이있었다는 것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으리라 봅니다.

인간의 행불행과 관련해서 명확하게 설명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엘리가문은 불행을 예고받았습니다. 다윗의 경우에도 밧 세바사건이후 불행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엘리가문이나 다윗가문같은 경우는 어떤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권선징악이 현세에서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대대로 불행이 꼬리를 이어가는 집안도 보게됩니다. 그래서 의문과 의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선과 악이 분명하고 행복과 불행이 분명하면 신앙생활하기가 쉬울 것입니다. 그렇지않기에 하느님의 음성을 들으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회개하면 우리의 죄도 기억하지 않으십니다. 조상이 지은 죄까지 소급해서 신실하게 살고있는 자손에게 영향을 주는 하느님이라면?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의 하느님’의 성품과 다릅니다.

종말의 때에 “두 사람이 들에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두 여자가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라고 하신 주님! 조상탓, 환경탓을 하지않고 주어진 나의 환경안에서 신실한 신앙인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주님, 뿌린대로 거둔다는 단순한 진리가 새삼 크게 다가옵니다. 그러니 항상 깨어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