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말씀 묵상

희망의 시작 - 추수감사절을 맞으며(루카 21, 20-28) - 3387

Author
신부님
Date
2024-11-26 18:31
Views
627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3387

2024년 11월 28일 목요일

추수감사절을 맞으며(루카 21, 20-28)

27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28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루카 21, 27-28)

오늘은 추수감사절입니다. 이 날은 우리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모든 은혜와 축복에 대해 감사드리는 특별한 날입니다. 하지만 추수감사절의 의미는 단순히 감사의 말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느님께 대한 신뢰 속에서 우리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새로운 삶을 다짐하는 날입니다.

추수감사절은 본래 하느님께서 주신 수확과 생명을 위한 은총에 감사하는 전통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매년 수확의 끝에 하느님께 감사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풍요로움에 감사한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왔음을 고백했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우리의 노력만으로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생명, 가족, 친구,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들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추수감사절은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깊이 깨닫고 감사드리는 날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종종 바쁘고 경쟁적인 삶 속에서 감사의 의미를 잊어버리곤 합니다. 하지만 감사는 우리의 삶의 중심을 바로 세우는 중요한 영적 행위입니다.

감사는 우리의 시선을 부족함에서 넘치는 은총으로 돌려줍니다. 우리가 무엇을 가지지 못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이미 받은 축복에 감사할 때, 우리의 마음은 평화와 기쁨으로 가득 찹니다. 감사는 단순히 하느님께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인정하며 그에 응답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추수감사절은 단지 개인적인 감사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진정한 감사는 나눔으로 이어집니다. 하느님께 받은 축복에 대해 감사할 때, 우리는 그것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삶이 바로 그 예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받은 모든 것을 나누셨고, 심지어 생명까지도 우리를 위해 내어주셨습니다. 추수감사절은 우리가 받은 축복을 이웃과 나누고, 특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날은 단순히 물질적인 풍요로움에만 감사하는 날이 아닙니다.

우리는 생명에 대해 감사해야 합니다. 지금 숨 쉬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깊이 묵상하면서 이 귀중한 생명을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관계에 대해 감사해야 합니다. 가족과 친구, 공동체가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은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우리는 시련에도 감사해야 합니다.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 하느님께서 우리를 더 강하고 성숙하게 만드시기 때문입니다.

몇년  전에 제가 사는 이곳 텍사스에 심한 한파가 왔었습니다. 수도관이 파열되어 물이 몇일 동안 나오지 않고  전기의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서 정전사태가 발생하고 눈이 많이와서 교통이 마비되는 등 여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어려움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너무나 편리하고 풍족하게 사용하고 있던 것들이라 설마 했었는데 설마가 사람을 잡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물과 전기의 부재는 우리의 삶을 참으로 원시적인 상태로 내 몰았습니다.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와 시민들의 나눔의 정신은 이러한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체험하면서 우리 주변에 너무나 당연하게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갖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평소에 이러한 상황을 미리 준비해야 함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종말이 오면 유다에 있는 사람들은  산으로 도망하고 예루살렘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빠져나가라고 합니다. 그리고 시골에 있는 사람들은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시의 유다인들은 예루살렘에 화려한 성전을 건축하면서 이 성전이 자신들에게 가장 안전한 장소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지배계급들과 상인들은 이 성전을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사적인이익을 추구하는 장소로 만들었습니다.

하느님이 주인인 장소가 바로 인간의 권력과 명예와 돈이 주인이된 장소로 타락했던 것입니다. 인간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곳이 하느님의 입장에서는 인간에게 가장 빨리 심판하는 장소가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는 그날은  즉 종말은 구원의 의미와 심판의 양면을 담고 있습니다. 구원과 심판의 이 대비적인 말 앞에서 기뻐하며 환호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또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슬퍼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재림을 기대하면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사람은 종말론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일 것입니다. 이들은 하루를 천년같이 천년을 하루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행복하다는 것은 감사하며 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섬김의 대상으로 재물과 권력과  명예를  하느님을 섬기는데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업적이 아니라 하느님 당신과의 관계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소명을 얼마나 성실하게  실천했는가 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나 예레미야 예언자의 경우 하느님께서는 이들을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예언자로 부르셨다는 것입니다.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이들을 준비시키셨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예언자로 파견하시기 전에 “그분께서 내 입을 날카로운 칼처럼 만드시고 당신의 손 그늘에 나를 숨겨 주셨다. 나를 날카로운 화살처럼 만드시어 당신의 화살 통 속에 감추셨다.”(이사 49,2)는 말씀처럼 준비시키는 하느님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어서 하느님께서는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이사 49,3)는 말씀을 덧붙이십니다.

바로 우리를 통해서 당신의 영광이 드러나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구원의 종말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 입니다.

추수 감사절을 지내면서  다시오시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심판하시는 분으로가 아닌 구원하시는 예수님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깨어 있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시는 예수님을 머리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기다리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이 순간이 있기까지 베풀어 주신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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