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24

그대는 인정받는 사람으로, 부끄러울 것 없이 진리의 말씀을 올바르게 전하는 일꾼으로 하느님 앞에 설 수 있도록 애쓰십시오. 

티모테오후서 2:15

Be eager to present yourself as acceptable to God, a workman who causes no disgrace, imparting the word of truth without deviation.

2 Timothy 2:15

미카와 그의 어머니, 레위인 사제 첫번째

‘누가 주님과 같으랴’라는 뜻의 미카는 판관시대 에프라임 산악지대에 살던 사람으로 타락의 전형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어느날 미카는 어머니의 은 천백 세켈을 훔칩니다.  세켈은 무게로는 11.4g이며, 은으로 된 세켈과 금으로 된 세켈이 있습니다. 은 일 세켈은 당시 일반 노동자의 4일간의 품삯입니다. 은 천 백 세켈을 소유하고 있었던 미카의 어머니는 상당한 부자입니다. 미카는 십계명 중 부모공경, 도둑질금지,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는 율법을 어긴 것입니다. 거액을 잃어버린 미카의 어머니는 분노하여 은을 훔친 사람을 저주합니다. 저주가 효력이 있다고 믿었던 미카는 어머니의 저주를 듣고 당혹하였고 어머니에게 이실직고를 합니다. 어머니에게 돈을 돌려준 미카는 도둑질을 한 죄를 반성해서가 아니고 저주가 두려워서 입니다.

어머니역시 당혹합니다. 아들이 범인이라고 생각치도 못했던 어머니는 은을 도둑질한 아들을 야단치거나 훈계하는 것이 아니라 아들에게 저주가 임할까봐 “내 아들은 주님께 복을 받아라”라고 축복을 빌어줍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저주를 풀기위해 “사실은 내가 이 은을 내 아들을 위해서 주님께 봉헌하였다. 그것으로 조각 신상과 주조 신상을 만들려고 했다"고 말합니다.

그 어머니는 은 이백 세켈을 떼어서 은장이에게 주어, 조각 신상과 주조 신상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것은 미카의 집에 모셔집니다. 이로써 어머니도 “어떤 신상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십계명을 어기게 됩니다.

사람들은 눈으로 보여지는 ‘신’을 원합니다. 조상대대로 믿어왔던 하느님이고 율법을 주신 하느님이지만 실체가 없으니 막연할 때가 있습니다. 이방인들의 신들인 바알이나 아세라, 몰록같은 신들은 형상화된 신상이 있기에 구체적이고 현실감이 있습니다. 그런 신상을 보며 소원을 빌면 기도의 효력이 더 좋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왜 하느님은 신상이 없는지 의아하고 신앙에 대한 불안함도 생깁니다. 광야시절 금송아지를 만든 이유도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 입니다. 눈에 보이는 신을 찾지만 그야말로 실체도 없는 가짜신임을 그들은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주변에서 보여지는 우상들이야말로 현세의 축복을 주는 신일 것이라고 생각도 합니다. 

미카의 집에는 원래 신당이 있었습니다. 미카의 신당은 하느님을 섬기기위해 만든 신당인지 우상을 섬기기 위한 신당인지는 확실치는 않으나 그에게서 신심을 발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는 에폿과 수호신도 만들고 한 아들에게 직무를 맡겨 자기의 사제로 삼습니다.

미카의 집에 모셔진 신상을 보며 어머니는 거액을 들여 신상을 봉헌했으니 미카와 우리가정을 축복해 주실거라고 믿었을 겁니다. 미카역시 에폿과 수호신까지만들고 아들도 사제이니 투자한만큼 하느님의 축복이 온다고 믿었을 겁니다. 미카와 그의 어머니는 종교를 사유화하고 신앙도 돈으로 사려고 합니다. 

모세와 여호수아같은 신앙의 거인이 죽자, 이스라엘의 믿음은 변질되고 추락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현실도 미카의 시대와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정보의 홍수속에서 잘못된 신앙지식이 판을 칩니다. 예전에 몇몇 분들이 저에게 가톨릭과 개신교를 비교하며 가톨릭을 떠나고 싶다고 상의하신 적이 있습니다. 주변의 개신교신자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가톨릭교리에 회의를 품은 것입니다. 얼마전 유투브에서 유명목사님의 강의를 듣다가 놀란 적이 있습니다. 가톨릭의 잘못된 지식과 편파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은 그 목사님만이 아닙니다. 자신이 믿는 신앙에 대한 경외심은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종교를 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우리도 흔히 이슬람교나 불교에 대해 겉으로 보여지는 것만 보고 비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의 교리를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입니다. 수박 겉핧기식의 인터넷 신앙지식, 겉에서만 보고 타종교를 비판하는 것, 타종교인들의 가톨릭에 대한 공격등이 우리가 막닥뜨리고 있는 위험입니다. 미카시대, 우상과 하느님을 잘 구분하지 못해 위험에 처했습니다. 우리도 수많이 위험속에서 정확하고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우리의 신앙을 지켜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주님,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시대를 지나 이제는 논리적이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 것이 힘인 시대가 아닐까 합니다. 지식의 홍수속에서 우리가 하느님을 제대로 알고 제대로 섬갈 수 있는 판단력과 분별력을 허락해 주소서

주님, 당신앞에서 세상에서도 인정받는 신앙인으로 살아가기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