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2023

주님, 당신만이 저를 평안히 살게 하시니 저는 평화로이 자리에 누워 잠이 듭니다

시편 4:9

In peace I will lie down and fall asleep, for you alone, Lord, make me secure.

Psalms 4:9

시편 3,4장 : 4

사랑하는 아내를 1년 반전에 암으로 잃고 시름에 잠긴 남자가 있습니다. 다시는 볼 수 없기에 추억만으로도 아내와 만나고 싶어 잠 못 이룹니다.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남자 주인공이 처한 상황입니다. 3000년전 편안한 잠을 도저히 잘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다윗도 있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병사이며 정치가인 다윗은 궁을 빠져나오면서 자기를 따르며 충성을 다하는 차독 사제와 에브야타르 사제와 후사이를 예루살렘 궁에 첩자로 두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특히나 후사이에게는 압살롬의 책사인 아히토펠의 계획을 실패로 만들게 하라고 분부했습니다. 아버지와의 한 판 승부를 앞둔 압살롬은 전략회의를 합니다. 아히토펠은 오늘 밤으로 다윗의 뒤를 쫓아 다윗을 죽이자는 의견을 내놓습니다. 반대로 후사이는 “임금님의 아버지와 그 부하들은 용사입니다. 그들은 새끼를 빼앗긴 들녘의 곰처럼 무섭게 화가 나있습니다. 또한 임금님의 아버지는 전사이므로 밤에 백성과 함께 잠도 자지 않습니다”라며 다윗과 그 부하들을 치기 위해서는 온 이스라엘의 백성을 더 모여들인다음 덮치자고 제안합니다. 압살롬은 후사이의 의견을 받아들입니다.

백성을 계속 모으면서  압살롬과 그의 군대는 계속해서 다윗을 추격합니다. 밤새워 요르단을 건너라는 후사이의 전갈을 받은 다윗군대는 서둘러 요르단을 건너 압살롬과 거리를 둡니다.

일반적으로 슬픔속에는 잠을 잘 수 있지만 걱정과 불안속에는 잠을 잘 수 없다고 합니다. 잠을 잘 수 없는 것은 뇌가 있는 힘을 다해 깨어 있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쟁터에 있는 군인이 생존을 위해, 즉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적을 감시하기 위해 며칠 밤을 새울 수 있는 것은 뇌가 과잉으로 각성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쟁터에서 잔뼈가 굳은 다윗은 전사이므로 전쟁시 밤에 잠도 자지 않았습니다. 피곤에 지친 다윗이지만 압살롬이 뒤쫓아 오기때문에 잠을 이루기 힘든 상황입니다.

어느 저녁,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가르치신 후, 제자들과 함께 배에 오르십니다. 그때 거센 돌풍이 일어 물이 배에 차자 예수님의 제자들은 겁을 먹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상황에서도 배 안에서 주무시고 계십니다.파도치는 배위에서 주무시는 예수님은 마치 흔들그네에서 곤히 잠든 아기를 연상케 합니다. 흔들그네가 바람에 더 흔들거린다해도 아기는 엄마가 옆에 있으니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늘 보호해 주시는 하느님의 존재를 늘 자각하시므로 파도가 휘몰아쳐도 단잠을 주무실 수 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하고 말하자 예수님께서는 깨어나시어 바람을 멈추게 하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이밤, 다윗은 도움을 청하기위해 하느님을 깨웁니다. 다윗은 자신과 아들의 안위를 위한 기도, 백성들의 희생을 줄여달라는 기도, 하느님의 정의가 승리하기를 바라는 기도를 드렸을 겁니다. 다윗은 산란스러움, 슬픔, 두려움, 걱정과 불안이 가득든 마음을 파도에 던집니다. 사력을 다해 기도했고 두려움도 버리고 나니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게 되었을 겁니다. 풍랑이 잠잠해지듯이 하느님께서는 다윗의 불안을 평온으로 바꿔주십니다. 다윗은 압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고 하느님께서 압살롬과의 전쟁도 주관하실 것임을…그는 어떤 전쟁때보다 긴장하고 두려워해아 하는 전쟁이지만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니 평안이 찾아옵니다. 그가 평안히 누워 잠을 청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느님께서 자신과 함께하신다는 믿음으로만 가능합니다.

잠 못 이루는 밤이 있습니다. 죽은 아내를 생각하느라,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공포영화를 본 이후에, 헛소문을 퍼트린 동료들에 대한 분노때문에, 몸이 아파서, 배신한 애인에 대한 복수심에, 사무치게 누군가가 그리워서,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어서…..

주님, 잠을 청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모든 사람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들에게 평온을 주시어 단잠을 이룰 수 있게 해주소서

주님, 억울하고 분한 상황에서도, 두려움과 절망속에서도 당신께 기도하며 당신의 도우심으로 평화를 얻게 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