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2024

당신 면전에서 저를 내치지 마시고 당신의 거룩한 영을 제게서 거두지 마소서.

시편 51:13

Do not drive me from before your face, nor take from me your holy spirit.

Psalms 51:13

밧 세바 세번째

다윗이 밧 세바와 간음을 하고 그녀의 남편인 우리야를 죽인 일의 심각성을 깨닫치 못하고 있을 때, 주님께서는 나탄 예언자를 다윗에게 보내십니다. 주님께서는 다윗의 죄를 일깨워 주신 후 재앙을 선포하시자 다윗이 나탄에게 “내가 주님께 죄를 지었소.” 하고 고백합니다. 그러자 나탄이 선포합니다“주님께서 임금님의 죄를 용서하셨으니 임금님께서 돌아가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임금님께서 이 일로 주님을 몹시 업신여기셨으니, 임금님에게서 태어난 아들은 반드시 죽고 말 것입니다.” 

주님께서 밧 세바와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치시니 아이가 큰 병이 듭니다. 다윗은 단식하며 바닥에 누워 밤을 지내며 그 어린아이를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자식의 아픔은 부모의 아픔입니다.자식이 중병에 들면 부모는 더 힘듭니다. 정신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육체적으로도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다윗과 밧 세바는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아직 세상을 살아보지도 못한채 죽어야하는 어린아이의 병이 자신들의 죄로 부터 왔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상태이고 단식하고 기도하며 최선을 다하면 행여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푸어주실까 기대합니다. 다윗이 치열하게 기도하던 칠일간 밧 세바가 기도했다는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식의 죽음앞에 밧 세바역시 치열하게 기도했을 것입니다. 기도함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이레째 되는 날 아이가 죽습니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런 일이 닥쳤을까?’ 우리 윗세대만 하더라도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이런식의 한탄을 내뱉기도 했습니다. 본인이나 가족중 누군가가 중병에 걸렸을 때도 조상의 묘자리를 잘못써서 그렇다, 사주가 나빠서 그렇다 등등…우리 조상들뿐 아니나 치료방법도 거의 없고 질병의 원인을 잘 알지 못했던 근동지방의 고대인들에게도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내 자식이 이런 아픔을 겪어야하나’라는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밧 세바는 아이의 죽음으로 슬퍼하며 또한 하느님께 버림받았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다윗은 밧 세바를 위로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밧 세바는 원치 않았던 간음, 남편 우리야의 죽음, 그리고 아이의 죽음으로 몸과 마음이 많이 상한 밧 세바는 다윗의 위로와 기도로 안정을 찾았으리라 봅니다.

하느님께서는 죄의 씨앗인 다윗과 밧 세바의 아이를 치시지만 회개하며 돌아온 다윗에게 은총을 베푸십니다. 주님께서는 다윗을 죽음에 이르게 하시지도 않았고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이'라는 의미의 '여디드야' 즉 솔로몬을 다윗의 품에 안겨주십니다. 하지만 이후에 죄의 결과로 겪어야 했던 불행은 다윗 당사자에게 국한되지 않습니다. 다윗가족의 비극에서도 하느님께서는 밧 세바와 솔로몬만큼은 지켜주십니다.

주님, 다윗의 추락과  죄와 벌의 무서움과 당신의 은총을 생각합니다.

주님.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는 이 시점, 남은 한 해동안  저의 마음이 더럽고 추악한 곳으로 향하여 죄를 지을 때....천둥번개와 같은 당신의 말씀으로 깨우침주시고 산들바람같은 당신의 음성 듣게 해주소서. 그리고 불꽃같은 성령으로 제가 새로워지게 이끌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