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2024

너희는 어찌하여 주님의 계명을 어기느냐? 그렇게 해서는 너희가 잘될 리 없다

역대기하 24:20

Why are you transgressing the Lord’s commands, so that you cannot prosper?

2 Chronicles 24:20

암논과 타마르 첫번째 

암논과 타마르는 다윗의 아들딸입니다

밧 세바 사건이 있고나서 하느님께서는 나탄예언자를 다윗에게 보내어 “주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주님이 보기에 악한 일을 저질렀기에 다윗의 집안은 칼부림이 영원히 그치지않고 다윗의 아내들을 데려다 이웃에게 넘겨주어 그의 집안에 재앙을 내리겠다”고 선언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다윗에게 경고하신대로 다윗의 죄값을 하나하나 갚아 주십니다. 발단은 다윗의 장남인 암논이 여동생인 아름다운 타마르를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암논은 다윗과 아히노암의 장남이고 타마르는 다윗과 그수르의 공주인 마아카사이에서 태어난 딸입니다. 이복누이라고 하지만 암논에게 타마르는 누이동생인 것입니다. 암논은 타마르 때문에 애를 태우다가 병이 나고 맙니다. 

암논은 사랑에 눈이 멀어 버립니다.  눈이 멀어 버려서 넒은 시야안에서 한 곳만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하여 멀쩡하던 암논이 멀쩡하지 않게 됩니다. 세상에는 타마르밖에 없고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잠이 드는 순간까지 한 순간도 그녀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잠을 자더라도 얼핏얼핏 깨면 비몽사몽간에도 그녀가 나타납니다. 단단히 상사병에 걸린 것입니다. 상사병의 병인은 애간장을 다 타들어가게 하는 그리움이고 사랑입니다. 상사병은 현존하는 병들 중 인류 역사상 최악의 병으로, 현재 의학 기술로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치료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루지 못하는 사랑을 가슴에 품고 사는 탓에 갖가지 형태의 신체 증상이 나타나고 심각한 정신적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 데도 의학적으로 고칠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황진이를 짝사랑하던 동네 총각이 있었습니다. 그는 황진이의 어머니 진현금을 찾아가 청혼을 하였으나 어머니의 반대로 무산됩니다. 그 남자는 애를 태우다가 상사병에 걸려 죽게 됩니다. 그리스로마신화를 보면 서로를 그리워하다 꽃이 된 이야기도 있습니다. 암논도 타마르를 짝사랑하다 병이 나서 죽을지도 모를 판입니다. 

상사병을 낫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는 것. 나아가 그 상대와 사랑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타마르가 처녀인지라 그에게 무슨 일을 한다는 것이 암논에게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 때 암논이 야위어가는 것을 본 사촌 여호나답은, 뱀이 화와를 부추긴 것처럼 암논에게 은밀히 타마르를 손에 넣을 수 있는 방책을 알려줍니다. 여호나답의 계책대로 암논은 침상에 누워 아픈 척 하자 다윗이 그를 보러옵니다. 암논은 타마르를 보내어 과자를 만들고 타마르의 손에서 그것을 받아먹게 해달라고 청합니다. 다윗의 승낙하에 타마르가 과자를 구워 암논에게 가져가자 암논이 그녀를 추행하려 합니다. 타마르는 암논을 설득하며 자기를 오라버니에게 주도록 아버지에게 청하라고 호소하나 암논은 타마르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강제로 타마르를 욕보입니다. 이로써 강간에 의한 근친상간이 이루어집니다. 

당시 근친혼은 일반적이지는 않았지만 지금처럼 터부시되지는 않았습니다. 이집트 파라오는 자기의 장녀와 혼인하는 것이 관례였고 왕조를 존속시키기위해 형제자매가 혼인하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가나안의 풍습도 근친혼을 당연시 하였습니다. 하지만 율법은 근친혼을 명백히 금하고 있습니다. 롯과 두 딸의 근친상간이 있었지만 율법이 만들어지기 전입니다. 솔선수범하여 율법을 지켜야할 왕궁에서 다윗의 아들이 하느님 보시기에 수치스러운 일을 벌인 것입니다. 더군다나 근친 성폭행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는 구절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진실한 사랑은 그 사랑이 어떤 형태이든 아름답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사람을 살리고 증오는 사람을 죽이는 것일 겁니다. 시름시름 앓던 암논은 타마르로 인해 살아났고 눈부신 이스라엘의 공주 타마르는 암논에 의해 죽음같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주님의 계명을 어긴, 진실이 결여된 병든 사랑이 위험한 이유입니다.

주님, “너희는 어찌하여 주님의 계명을 어기느냐? 그렇게 해서는 너희가 잘될 리 없다”라는 당신의 강렬한 말씀에 가슴이 쿵하고 소리를 냅니다. 오늘은 당신의 계명을 얼마나 어기며 살았을까요? 오늘은 당신을 기쁘게 해드린 것보다 당신을 슬프게 해드린 일이 더 많지는 않았을까요?

주님, 당신의 계명따라 살게 저희를 이끌어 주소서. 당신께서 이끌어 주시지 않으면 저희는 어느덧 실수하고 맙니다. 그러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고 저희 손이 하는 모든 일이 잘되게 저희를 축복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