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2023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달으십시오

에페소 5:17

Do not continue in ignorance, but try to understand what is the will of the Lord.

Ephesians 5: 17

입타 두번째

그때에 입타는 주님께 암몬 자손들을 자신에게 넘겨 주시기만 한다면 전쟁에서 귀환할 때 자신을 맞으러 집 문을 처음 나오는 사람을 번제물로 바치겠다고 서원합니다. 전쟁을 목전에 두고 불안해진 입타는 부적절한 서원을 한 것입니다. 그에게 전쟁의 승리는 이스라엘의 구원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기생의 아들이라는 열등감에서 벗어나고 입신양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두고두고 존경을 받게도 됩니다. 그에게 전쟁의 승리는 목숨을 걸고라도 가지고 싶은 목표일 것입니다. 그 목표를 위해 온전히 하느님의 권능에 기대지 않고 소원을 이루어주면 소중한 것을 드리겠다는 협상의 성격을 띤 서원입니다

마침내 입타는 암몬인의 성읍 스무 개를 쳐부수자 그들은 이스라엘에게 굴복하게 됩니다. 입타가 자기 집으로 들어가는데 하나밖에 없는 그의 딸이 손북을 들고 춤을 추면서 그를 맞으러 나옵니다. 그는 비탄에 빠져 자기 옷을 찢자 그의 딸은 아버지가 주님과 약속하셨으므로 말씀하신대로 실행하라고 말합니다. 단지 두 달 말미를 주어 동무들과 산으로 가서 처녀로 죽는 자신을 두고 곡을 하게 해달라고 당부합니다. 

보통 전쟁에 나갔던 남자들이 돌아오면 여자들이 손복과 소고를 치며 마중을 나오는 관례가 있었습니다. 홍해에서 이집트군대를 치고 돌아온 이스라엘을 맞으며 미르얌과 여자들이 춤추며 손북과 소고를 치며 그들을 맞으며 하느님을 찬미했습니다. 입타가 돌아오면 집안의 누군가가 마중을 나가게 될 것이고 첫번째 나가 마중나갈 사람은 당연 집안의 식솔이거나 가족입니다. 반가움에 가족이 버선발로 뛰어나가 맞이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가족의 생명을 담보로하고 맹세를 한 것입니다. 

앞이 보이지않는 심봉사는 갓난아이를 낳자마자 세상을 등진 아내대신 젖동냥을 해서 딸을 키웁니다. 심봉사의 딸 심청은 효성지극한 소녀로 자라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은 심봉사에겐 희망을 상실한 것일 겁니다. 그러던 어느날 몽은사 화주승이 공양미 삼백석을 시주하면 눈을 뜨게  해준다고 하자 심봉사는 앞뒤 가리지 않고 공양미 삼백 석을 시주하겠노라고 서약합니다. 자신의 어리석은 약속을 남몰래 후회하는 심봉사의 고민을 알게 된 심청은 마침 인신공양을 구하러 다니는 남경 상인들에게 자신을 제물로 바치기로 하고 그 대가로 받은 공양미 삼백 석을 몽은사에 시주합니다.아버지가 걱정하지 않도록 장승상댁 수양딸로 가게 되었다고 거짓말을 하던 심청은 행선날이 되어서야 아버지에게 사실을 고하며 하직 인사를 하는데, 뒤늦게 전후 사정을 알게 된 심봉사는 통곡하며 실신합니다. 남경 상인들의 배를 타고 인당수에 당도한 심청은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걱정하면서 인당수에 뛰어듭니다.

부분별한 아버지에 의해 희생된 딸들의 이야기입니다. 입타의 딸과 심청은 아버지의 경솔함에 불만을 품지않고 아버지가 서원을 지킬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목숨을 내어놓습니다.  약속을 목숨보다 중히 여겼던 것입니다. 아버지의 상심을 보는 것도 그녀들에겐 고통입니다.

딸의 죽음앞에 승리의 기쁨은 더한 죄책감과 후회를 상기시킬 뿐이었을 겁니다. 입타와 입타의 아내,그들의 무남독녀 외동딸 모두에게 심장을 후벼파는듯한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찌되었든지 입타는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자기의 목적을 위해 주변을 살피지도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고 중대한 결정을 할 때가 있습니다.  바라는 것이 너무 크고 한 곳에 집착하여 너무 많이 생각하다보면 중요한 것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주님의 뜻을 생각하기보다 개인적 목표를 향할 때입니다. 목표가 우상숭배가 되어 버릴 때입니다.

주님, 제게 바른 분별력을 허락하시어 어리석음으로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 그리고 당신의 뜻이 무엇인지 살펴가며 하루하루를 시작하도록 도와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