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경암송

5/31/2017 용서 이야기 열번째 (마태오 6:14)

Author
윤영주
Date
2017-05-31 05:00
Views
918
5/31/2017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마태오 6:14

If you forgive others their transgressions, your heavenly Father will forgive you.
Matthew 6:14

유신정권을 거쳐 군사정부에 이르기까지 고문으로 고통받았던 최성규는 우리 주변에 한두명이 아닙니다. 전 국회위원이었던 김근태(즈카르야)씨는 민주화운동을 하다 고문을 받았습니다. 그는 고문이 남긴 육체적∙정신적 폐허상태를 스스로 추스르고 다시 깨어 일어난 한 인간의 회생과 재기의 처절한 과정을 그의 기록을 통해 밝혀내고자 ‘남영동’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최성규가 받았던 같은 종류의 고문을 당하고 그 휴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얻어 몇해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근태씨는 생전에 자신을 고문했던 이근안씨를 교도소에서 만납니다. 그는 이근안씨를 만난이후, 3일간 침묵한후 “이근안을 용서 못했다”라고 하며 이근안씨가 진정 용서를 구하는 자의 모습이 아니어서 더 참담함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그는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며 말합니다. “한 성직자한테 ‘용서하고 싶은데 마음속에선 용서가 안 된다. 그게 짐이다’라고 하자 그 성직자가 ‘당신은 하느님처럼 완전히 용서할 수 없다. 그건 신의 영역이다’라고 했는데, 그게 위로가 됐어요.

소설가 한수산(요한 크리소스토모)씨는 신문연재소설 속에 고위공직자를 대머리로 등장시켜 국가원수의 행적을 비하하고 혐오감을 줬다는 이유로 보안사에 끌려가 일주일간 고문을 당합니다. 신문사에 관련된 몇 사람들도 고문을 받게 됩니다. 한수산 필화사건입니다. 고문의 후유증으로 3년간 절필했고 인간에 대한 믿음과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립니다. 필화사건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노태우씨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88년 일본으로 떠난후 이듬해 가톨릭에 귀의합니다. 그는 “1980년대 김추기경님이 ‘적대적인 사람이라도 서로 용서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이 나에게는 또 다른 상처가 됐다”고 털어놓습니다. 작가는 김 추기경님의 강론에서 ‘서로 사랑하라’는 말을 처음 읽었을 때, 무슨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가해를 당한 자신에게 죄의식도 없고 사과하지도 않는 ‘그들’을 용서하고, 나아가 사랑한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따져 묻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용서를 위하여’라는 소설을 쓰며 ‘서로 사랑하세요’라고 말씀하신 김추기경님의 자취를 형상화하면서 자신이 겪은 필화사건을 공개하게 됩니다. 지금도 힘없는 개인을 짓밟은 권력의 추악함을 용서할 수 없지만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증오와 분노는 인간성을 파괴할 뿐 그 무엇도 소생시키지 못한다는 것, 살기 위해서는 증오와 분노 저편으로 뛰어넘어야 한다”는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수없이 입에 담게 되는 주기도문에,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는 말이 있어요. 내가 용서하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다는 단순한 문장의 뜻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데 이렇게 긴 세월이 걸렸습니다. 또한 내가 살기 위해 가해자의 사죄 없는 용서를 해보자는 쪽으로 가고 있지요. 나를 위해서라도 그들을 용서하려 합니다. 그것이 종교가 추구하는 궁극의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합니다.

김근태씨나 한수산씨의 고통뒤에는 권력도 있지만 인간백정이라고 불리던 고문기술자 이근안이 있었습니다. 10년가량 불법감금, 고문죄 등으로 쫓기던 이근안씨는 공소시효 1년을 남기고 1999년 10월 검찰에 자수했고, 7년 동안 복역했습니다. 그는 숨어 지내면서 성경을 70번 읽었고 어느 날 요한일서 1장 9절 “우리가 우리 죄를 고백하면 그분은 성실하시고 의로우신 분이시므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해 주십니다”라는 말씀에서 뉘우침을 얻고 자수할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7년의 옥살이 동안 과거 자신의 행동을 회개했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출소후 목사안수를 받고 목사가 됩니다. 그러나 자신의 과거를 미화하며 고문활동이 애국이라고 말하며 다시 태어나도 똑같이 행동하겠다는 발언대문에 목사직에서 면직됩니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과거의 행위에 대해 회개한다고 말하였으나 사죄나 사과라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근안에 대해 분노합니다. 피투성이가 된 사람앞에서 코를 골며 잠을 자는 고문기술자이었기 때문입니다. 회개했다고 말하지만 그에게서 진정으로 회개한 사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목사가 되어서도 면직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밀양의 유괴범 박도섭, 영혼의 새벽의 신영철처럼 가해자입니다. 가해자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청해도 용서하기 힘든데 가해자가 파렴치한이라면 격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한수산씨의 말대로 증오를 뛰어넘어야 하는 것입니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는 구절은 상기하며.

몇 명의 랍비들이 사람의 피라도 먹을만큼 잔인하고 간사한 악당의 무리들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어떤 랍비가, 그와 같은 인간들은 모두 물에 빠져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그들 가운데 가장 지혜로운 랍비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아니오, 유태인들로서  그런 생각을 가진다는 것은  잘못이요. 아무리 그 악당들이 죽어 없어지는 게 낫다 하더라도, 그러한 기도를 하는 것은 잘못이오, 악당들이 죽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악당들이 스스로 죄를 회개하는 것을 바라야 옳은 일이오. 그리하여 좋은  사람이 되기를 기도해야 하오”

주님, 저는 잘못을 저질러 수없이 당신께 용서를 받았습니다. 누군가도 저때문에 상처받고 마음속으로 저를 용서했을지 모릅니다. 또한 그러길 희망합니다. 그러길 바라면서 저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길 꺼려하고 미룹니다. 그러나 한수산씨 말대로 증오는 자신만 망가뜨릴 뿐입니다
주님, 제 자신을 위해서라도 모든 사람을 용서하며 살게 도와주소서. 제가 슬퍼서 아파서 흘렸던 눈물에 연연하기 보다 요셉과 같은 용서와 화해의 눈물을 흘리게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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