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024

훌륭한 아내를 누가 얻으리요? 그 가치는 산호보다 높다

잠언 31:10

Who can find a woman of worth?. Far beyond jewels is her value.

Proverbs 31:10

아비가일과 나발 세번째

다윗과 헤어진 아비가일이 나발에게 돌아와 보니, 나발은 집에서 임금이나 차릴 만한 잔치를 벌여 놓고, 흥에 겨워 취할 대로 취해 있었습니다. 아침에 나발이 술에서 깨어났을 때, 아비가일은 나발에게 그동안의 일을 알려 줍니다. 그러자 나발은 심장이 멎으면서 돌처럼 굳어 버립니다. 열흘쯤 지나서 주님께서 나발을 치시니, 그가 죽게 됩니다. 

나발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다윗은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주님께서는 내가 나발에게서 받은 모욕을 갚아 주시고, 당신 종이 악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막아 주셨다. 게다가 주님께서는 나발이 자기의 악을 되받게 하셨다." 그러고 나서 다윗은 아비가일을 아내로 삼으려고, 사람을 보내어 그 뜻을 전하자 아비가일은 일어나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절한 다음, "이 종은 나리 부하들의 발을 씻어 주는 계집종입니다." 하고 말합니다. 다윗과 아비가일의 첫 만남 때 아비가일은 주님께서 다윗에게 복을 내려 주실 때 당신 여종인 자기를 기억해 달라는 말을 다윗은 잊지 않았을 겁니다

아비가일은 다윗의 청혼을 받아들이며 여종 다섯명과 함께 서둘러 나귀에 올라 고생길이 훤한 다윗의 아내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부유한 과부이기보다, 사울을 피해 도망다니는 약자인 다윗의 아내로 남기를 바랍니다. 그녀는  하느님을 경외하고 정의로운 다윗의 아내가 된다면 다윗의 부하들의 발을 씻겨주는 ‘종’이 되어도 좋다고 고백합니다. 이로써 하느님의 섭리를 꿰뚫어 볼 줄 아는 아비가일은 하느님의 영이 함께 하는 다윗의 아내가 됩니다.

그녀가 나발의 장례를 정성껏 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치관과 인생관이 달랐던 죽은 남편에 대한 애도가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남편을 생각하기보다 현재 자기앞에 있는 남자인 다윗에게 집중한 아비가일은 보통 여자는 아닌듯 합니다. 다윗은 이미 이즈르엘의 아히노암을 아내로 맞았기 때문에, 두 아내를 거느리게 됩니다.

다윗의 아내가 된 아비가일의 앞길은 다윗의 운명처럼 아슬아슬하게 전개됩니다. 다윗이 사울을 피해 필리스티아로 망명하자 부하 육백명과 두 아내를 함께 갓 임금의 밑에서 눈치를 보며 지내게 됩니다. 그 때 다윗이 필리스티아의 편에 서서 가족을 두고 동족 이스라엘과 전투를 치르러기 위해 갔다가 다시 돌아와보니 가족들은 모두 아말렉족속에 의해서 사로잡혀 간 후였습니다. 큰 곤경에 빠진 다윗은 다시 군대를 수습하여 아말렉족을 치고 두 아내를 되찾아옵니다. 이렇듯 고생을 하다가 다윗이 헤브론에서 임금에 오르자 그녀는 왕후중 한 명이 됩니다

아비가일은 다윗과의 사이에서 킬압이라는 아들을 낳게 됩니다. 다윗의 아들들이 문제를 일으킬 때 킬압이 말썽을 부렸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아마도 현명한 어머니의 인성교육과 신앙교육이 성공을 거둔 것일 것입니다. 아비가일은 다윗의 수많은 아내중에 유독 지혜로운 여자라고 불리웁니다. 그녀의 분별력, 그녀의 신앙의 성숙도가 조용하고 은은한 빛을 발해 다윗을 성군으로 이끈 하나의 작은 빛이 되지않았을까?

고 정주영 현대그룹회장의 아내인 변중석여사는 생전에 남편으로부터 ‘존경하는 아내’라는 말을 들으며 살았다고 합니다. 재벌가의 아내이면서도 겸손하고 검소하였고 묵묵히 남편을 내조해 왔다고 합니다. 그녀가 늘 귀가가 늦은 남편을 기다리며 드렸던 기도를 함께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약할 때 자기를 분별할 수 있는 강한 힘과 무서울 때 자기를 잃지 않는 위대성을 가지고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태연하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한 힘을 나에게 주시옵소서.… 폭풍 속에서 용감히 싸울 줄 알도록 가르쳐주시옵소서. 웃을 줄 아는 동시에 울음을 잃지 않는 힘을, 미래를 바라보는 동시에 과거를 잃지 않는 힘을 주시옵소서. 이것을 다 주신 다음에 이에 대하여 유머를 알게 하여 인생을 엄숙히 살아감과 동시에 삶을 즐길 줄 알게 하시고, 자기 자신을 너무 중대히 여기지 말고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참으로 위대하다는 것은 소박하다는 것과, 참된 지혜는 개방적인 것이요, 참된 힘은 온유한 힘이라는 것을 명심토록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가정이 무너져가고 현모양처의 가치가 더욱 그리운 시대에….

주님, 세상의 풍조를 따르기보다 하느님을 마음의 중심에 두고 성가정을 이루기위해 힘쓰며 살아가는 아내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