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2024

오늘 그대에게 대를 이을 구원자가 끊어지지 않게 해주신 주님께서는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

룻기 4:14

Blessed is the LORD who has not failed to provide you today with a redeemer.

Ruth 4:14

나오미 

각기 제 눈에 옳은 대로 살았던 어둠의 시대인 판관시절, 나라에 기근이 들자 유다 베들레헴에 살던 엘리멜렉은 아내인 나오미와 두 아들과 함께 모압 지방에 가서 몸붙여 살게 됩니다. 엘리멜렉도 고향을 등지고 이방인의 땅 모압에 정착하지만 곧 죽습니다. 과부가 된 나오미는 이방인과의 혼인을 금하는 율법을 따르지않고 이방인인 모압여자인 오르파와 룻을 며느리로 맞이합니다. 나오미는 기근이 끝나고도 곧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모압땅에서 정착했던 것입니다. 두 아들들도 거기에서 십년쯤 살다가 자식없이 죽게 되자 과부 세 명만 남게 됩니다.

모압땅에서 모든 것을 잃은 나오미는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결심합니다. 자신의 처지도 서럽지만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 두 며느리가 불쌍하여 모압땅에서 새 출발을 하라고 당부합니다. 죽은 두 아들외에 다른 아들도 없어 과부 며느리들이 맞아들일 시동생도 없기 때문입니다. 당시 자식없이 과부가 되면 시동생과 결혼하여 대를 잇는 형사취수법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며느리들은 소리 높여 서럽게 울다가 오르파는 떠나고 또 다른 며느리인 룻은 한사코 시어머니인 나오미를 따라 가겠다고 말합니다. 룻은 어머니의 하느님이 저의 하느님이고 죽음만이 자신과 어머니를 갈라 놓을 수 있다고 말하자 나오미도 룻을 설득하는 것을 그만두고 함께 베들레헴으로 향합니다. 

그곳 사람들이 십년만에 고향땅에 돌아온 나오미를 반기자  "나 아쉬움 없이 떠나갔는데 주님께서 나를 빈손으로 돌아오게 하셨답니다. 그런데 어찌 그대들은 나를 나오미라 부르나요? 주님께서 나를 거칠게 다루시고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불행을 안겨 주셨답니다.”라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합니다.

구약시대 과부란 어떤 존재였을까요? 남편이 있는 여자도 소유물취급을 받던 시대인데 남편의 보호마저 없는 과부는 수치이며 비극입니다. 거기에다 나오미와 두 며느리에게는 아들도 없습니다. 대를 이을 아들이 자식없이 죽었으니 말년에 의지할 사람이 없습니다. 힘없는 과부들의 재산을 등쳐먹는 부류도 있습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그래서 율법은 과부와 고아, 나그네와 같은 약자를 보호해 주어야한다고 말합니다. 

나오미가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는 보리 수확이 시작될 무렵입니다. 들에 뿌린 것이 없으니 거둘 것도 없습니다. 룻이 나오미에게  “들로 나가,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는 사람 뒤에서 이삭을 주울까 합니다.”하자 나오미가 허락합니다. 다음날, 룻이 저녁때까지 보아즈의 밭에서 일하며 주은 이삭을, 나오미에게 보여주자 나오미는 보아즈가 우리 일가로서 우리 구원자 가운데 한 분이시란다.” 말합니다. 룻은 보리 수확과 밀 수확이 끝날 때까지 보아즈의 여종들 곁에서 이삭을 줍게 됩니다. 

어느날 나오미는 룻을 불러,네가 행복해지도록 보금자리를 찾아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보아즈가 친족이니 오늘 밤 너는 목욕하고 향유를 바른 다음에 그분이 자려고 누우면 거기로 가서 그 발치를 들치고 누워라. 그러면 그분이 네가 해야 할 바를 일러 줄 것이다.” 그러자 룻이 나오미에게 “저에게 말씀하신 대로 다 하겠습니다.” 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타작마당으로 내려가서 시어머니가 시킨 대로 다합니다. 

가난한 과부가 살아갈 방법은 이삭줍기, 부잣집에서 품을 파는 것 그리고 재혼하는 것입니다. 그중에서 재혼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노후까지 보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식이 늙은 부모를 봉양하기에 자식은 노후보험과도 같습니다. 룻이 재혼하지 않는다면 시어머니를 죽을때까지 돌보어야하지만 정작 룻이 늙었을 때는 돌봄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 룻의 딱한 처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나오미의 마음이 좋을리 없습니다. 그러니 나이가 많지만 인품이 좋고 부유한 보아즈와 재혼하는 것이 나오미나 룻을 위해서도 옳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보아즈는 룻을 아내로 삼습니다. 그 둘 사이에 아들이 태어납니다. 그 아이는 형사취수법에 의해 엘리멜렉가문의 속하게 됩니다. 그러자 아낙네들이 나오미에게 “오늘 그대에게 대를 이을 구원자가 끊어지지 않게 해 주신 주님께서는 찬미 받으시기를 빕니다. 그대를 사랑하고 그대에게는 아들 일곱보다 더 나은 며느리가 아들을 낳았으니, 이제 이 아기가 그대의 생기를 북돋우고 그대의 노후를 돌보아 줄 것입니다.”  나오미가 그 아기의 양육자가 된 것입니다. 그 아기의 이름은 오벳이라 하였는데, 그가 다윗의 아버지인 이사이의 아버지입니다.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은 룻과 나오미만은 아닙니다. 모두가 힘들게 살고 있는 요즘, 주위에는 힘든 사람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경제적 타격으로 미래가 막막해진 사람, 고립되어 외로운 사람, 상처받고 모욕받아 마음이 상한 사람, 버림받아 혼자 살아갈 힘을 잃어버린 사람….이들을 위로하고 삶의 의욕을 북돋아 주고 혼자가 아니라는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그것이 구원행위가 아닐까요? 그렇게 사는 것이 지상에서 하늘나라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일 겁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주님께 영광드리고 찬미드리는 삶일 것입니다.

주님, 바람이 차갑습니다. 바람이 더 차갑게만 느껴질 저희의 이웃을 생각합니다

주님, 가난하고 소외받고 외롭고 아픈 모든 이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시는 당신을 찬미합니다. 나오미와 룻을 돌보셨듯이 저희도 당신처럼 제2의 나오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따뜻한 심성을 가지기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