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2023

돌아오소서, 주님, 제 목숨을 건져 주소서. 당신의 자애로 저를 구원하소서. 

시편 6: 5

Turn back, LORD, rescue my soul; save me because of your mercy.

Psalms 6:5

시편 6장 : 2

다윗은 이렇게 인구 조사를 한 다음, 양심에 가책을 느껴 주님께 말씀드립니다. “제가 이런 짓으로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주님, 이제 당신 종의 죄악을 없애 주십시오. 제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습니다.” 

시편 6장  2절과 3절에서는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저는 쇠약한 몸입니다. 저를 고쳐 주소서, 주님, 제 뼈들이 떨고 있습니다. 제 영혼이 몹시도 떨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주님, 당신께서는 언제까지나......? “라고 기도합니다.

어느날 사람들이 어떤 중풍 병자를 평상에 뉘어 그분께 데려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얘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고대 사회에서는 육체적인 고통도 죄의 결과로 생각해 왔습니다. 다윗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이 자신의 죄에 대한 징벌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죄책감이 가슴을 아프게하니  뼈들이 떨고 있을 정도의 육체적인 고통보다 정신적인 고통과 영적인 고통이 훨씬 더 심합니다. 하느님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영혼이 떨립니다

백성들은 속수무책으로 죽어갔습니다. 자그만치 칠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들게 살았고 아직도 끝나지않은 전염병과의 싸움을 겪고 있는 우리들은 전염병의 위험성을 잘 압니다. 전염병에 대한 지식도 없고 의료시설이 전무한 고대사회에서 얼마나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빠졌을지 상상만으로도 한숨이 나옵니다.

이스라엘 온 땅이 고통의 신음소리와 가족잃고 울부짖는 통곡소리, 곳곳에 즐비한 시체들…임금인 다윗도 흑사병에 전염되었을지도 모르고 그렇지 않더라도 백성들이 겪고 있는 극한의 고통을 보는 것만으로도 영혼까지 떨린다는 표현을 쓴 것에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이 모든 고통이 자신의 부족한 믿음과 지도력이라고 생각한다면 더더욱…

사람들은 고통에 처하면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내가 무슨 죽을 죄를 지었길래 하느님이 나를 벌주시나?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는데 결과가 이것이란 말인가? 하느님께 따지고 싶고 외면하고 싶고 고통에 침몰되어 기도조차 나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아니면 두려움에 빠지기도 합니다. 내가 죄를 지었으니 하느님께서 벌 주시는구나. 하느님의 나를 영영 외면하시면 어떡하지?  지금 당하고 있는 고통이 끝이 아니라 더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으면 어떡하지? 죄를 지었기 때문에 내 기도조차 들어주시지 않으시면 어떡하지….징벌하시는 하느님이 무서워 기도하기가 두렵기도 합니다.

다윗은 하느님과 밀접하게 교류했던 사람입니다. 고난을 겪을 때마다 하느님께 기도했고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임금이 되었고 이스라엘을 번영케 되었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기도를 일상화했던 다윗이지만 아담처럼 하와처럼 그도 교만해졌던 것입니다. 그것은 하느님에 대한 배신이었고 다윗도 죽을만큼 괴롭지만 하느님도 믿었던 다윗때문에 괴롭습니다. 

16세기 성공회 사제이며 시인이었던 존 던은 육체적인 질병에 시달리면서 고통에 대한 깊은 묵상을 했습니다. 그는 절망하고 하느님께 화를 내기도 하면서 기도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고통 근저에 놓인 중요 문제로 되돌아갑니다. 그가 느낀 진정한 두려움의 대상은 온몸의 통각세포에서 나오는 아우성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하느님이 두려웠다고 고백합니다. 던은 자신이 살 길은 주님에 대한 올바른 두려움을 기르는 것이라고 결론을 냅니다

죄를 지어 하느님께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이때만큼은 하느님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낍니다. 다윗은 변심하고 떠난 연인에게 사정하듯이 하느님께 돌아와 달라고 기도합니다. 예전에 그랬듯이 다시금 은총을 베풀어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것은 죽어가는 또는 죽을 것같은 상황에서 자신과 온 백성의 목숨을 건져달라는 기도입니다. 하느님께서 죄를 헤아리시면 벗어날자가 없습니다 죄를 감싸달라는 하소연이기도 합니다. 아버지가 되어주겠다는 언약에 근거한 사랑을 다시금 베풀어 달라는 기도입니다. 

하느님께서 다시 돌아와 자애를 베푸신다면 흑사병도 물러가고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치유될 수 있을 거라고 다윗은 압니다. 치유는 하느님만이 하실수 있으므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자애에 희망을 거는 것입니다.  기도가 유일한 답입니다. 이제는 징벌하시는 두렵기만한 하느님이 아니라 주님에 대한 올바른 두려움인, 하느님을 경외함으로써 오는 두려움을 가지고 다가갑니다

주님, ‘사랑이신 주님’이라고 기도하지만 때때로 당신이 두렵습니다. 당신에 대한 원망이 있을 때도, 두려워 기도하기 힘들 때도 용기내어 당신께 나아갈 수 있도록 저와 함께 해주소서

주님, 지금 이 시간 죽을만큼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당신의 자애를 한없이 베풀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