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2019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무슨 일을 하든지 성공을 거둔다

토빗 4:6

For those who act with fidelity, all who practice righteousness, will prosper in their affairs

Tobit 4:6

죽음을 간청한 기도를  마친 토빗은 전에 메디아에 사는 가바엘에게 맡겨 둔 돈이 생각나서 아들 토비아를 불러 유언을 합니다. 그는 자신의 장례에 대한 이야기를 한 다음 먼저 살아있는 내내 어머니를 공경하고 어머니의 마음을 슬프게 하지말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평생 주님을 생각하고 죄를 짓거나 주님의 계명을 어기려는 뜻을 품지 말라고 말하며,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성공한다고 말합니다. 토빗기 4장은 '토빗의 유언'으로 토빗기의 저술연대가 이천년이 휠씬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녀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아름다운 유언입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부모가 돌아가셔서 부고를 쓸 때 고자(孤子)라고 했습니다.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시면 이 세상에서 나에게 올바른 말을 할 분이 없어서 외롭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시면 이 세상에서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분이 없어서 슬프다는 뜻으로 애자(哀子)라 했습니다. 부모가 두 분 모두 돌아가셨을 때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는 외롭고 슬프다는 의미로 고애자(孤哀子) OO라고 했습니다. 

토빗은 자기의 기도를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면 머지않은 미래에 죽음을 맞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미운정 고운정 들어가며 살았던 아내와 아직 결혼도 하지않은 외아들이 걱정이 됩니다. 그는 아들에게 언제까지 ‘올바른 말’을 해줄 수 없으므로 유언을 합니다.

그는 자신의 장례에 대한 이야기를 한 다음 먼저 살아있는 내내 어머니를 공경하고 어머니의 마음을 슬프게 하지말라고 말합니다.  이어 메디아에 사는 가바엘에게  열 달란트를 맡겨 둔 일이 생각나서 믿을 만한 사람을 구하여 같이 가라고 말합니다. 토비아는 자기를 이스라엘 자손이며 이름은 아자르야라고 소개하며 길을 잘 안다고 말하는 라파엘천사를 만나 함께 길을 떠나게 됩니다. 반면 안나는 어쩌자고 내 아이를 보내냐며 주님께서 자신들에게 허락하신 살림으로 만족하자며 아들이 떠나는 것을 불안해하며 웁니다. 

한편 토빗과 안나는 토비야가 가는데 며칠이 걸리고 오는 데에 며칠이 걸리는지 날마다 헤어리고 있다가 날수가 다 차도 토비야가 돌아오지 않자 근심하기 시작합니다. 안나는 토비야가 죽었을 거이라며 울고 통곡합니다. 토빗은 걱정하지 말라고 아내를 위로하나 안나는 아들이 죽었을 것이라고 더욱 낙담하면서 날마다 밖으로 나가 길을 살펴보며 누구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안나는 해가 지면 밤새 통곡하며 우느라고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부정과 모정을 무게로 따지면 같을까요? 천칭위에 모정과 우주를 올려놓으면 모정이 아래로 기운다고 합니다. 유다 속담에 “하느님께서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으니 하느님대신에 어머니를 보냈다’고 합니다. 아마도 열 달 동안 뱃속에서 자식과 한몸이었던 끈끈한 유대감이 모정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지…하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서 그렇지 부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토빗이 이성적인 방법으로 토비야를 걱정한다면 안나는 이성이 들어올 틈이 없이 감정적으로 걱정합니다. 사람이 극한상황에 처하면 이성보다 감정적이고 본능적이 됩니다. 토빗은 걱정해봐야 소용없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지 않고 불안해 하지 않는 이성적인 사람이고 이미 안나는 감성적으로 극한상황에 처한 것입니다. 토빗은 걱정할 시간에 기도했을 것이고 안나는 기도도 하지 못할 정도로 마음은 지옥이었을 것입니다.

주님, 토빗의 유언을 묵상하며… 고통중에서도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간직하며 가장 사랑하는 아들에게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는 토빗과 같은 신앙인이 되기를 청합니다.

주님, 오늘 하루가 인생의 시작처럼 그리고 인생의 마지막처럼 진리를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혜와 믿음을 허락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