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2024

높고 귀한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주님께서는 온유한 이들에게 당신의 신비를 보여 주신다

집회서 3:19

Humble yourself the more, the greater you are, and you will find mercy in the sight of God.

Sirach 3:19

솔로몬 첫번째

‘평화의 아들’라는 의미의 솔로몬은 다윗과 밧 세바사이에서 태어난 이스라엘의 세번째 임금입니다. 다윗이 우리야의 아내인 밧 세바를 취하여 낳게 된 아이를 주님께서 치시니 그 아이가 큰 병에 걸려 죽습니다. 그러자 다윗은 밧 세바를 위로하고 잠자리를 같이 하자, 태어난 아들이 솔로몬입니다. 하느님께서 그 아이를 사랑하셔서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아이’라하여 그의 이름을 여디드야라고 부르게 합니다.

솔로몬은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임금입니다. 다윗은 다른 아들들을 제치고 솔로몬을 왕위에 오르게 합니다. 예전에 밧 세바에게 솔로몬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어릴적부터 총명했던 솔로몬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것이 이스라엘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어린 솔로몬의 영특함을 엿볼 수 있는 기록이 있습니다

탈무드보다 오래된 미드라쉬를 보면 다윗왕의 반지에 얽힌 일화가 있습니다. 조금만 늦어져도 불안, 초조로 못견뎌하고 조그마한 실패에도 우울증에 빠지고 성공한 이후 기쁨에 넘쳐 몇날 몇일을 파티로 흥겨워하는 우리에게 솔로몬은 미드라쉬를 통해 보석같은 한 마디를 해줍니다.

어느날 큰 전쟁에서 승리한 다윗은 승리의 기쁨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반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보석 세공인을  불러들인 다윗은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습니다. “반지를 만들되 거기에 내가 큰 승리를 거두어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어라 동시에 내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는 그 글귀를 보고 용기를 낼 수 있어야 하느니라” 보석 세공인은 왕의 명령대로 매우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반지에 넣을 적당한 글귀는 좀처럼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여러 날을 고민하다가 솔로몬 왕자를 찾아갑니다. 보석 세공업자의 설명을 들은 솔로몬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반지에 이렇게 적으십시요.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다윗이 죽어 다윗성에 묻히자, 솔로몬시대를 이끌어 갑니다. 왕위에 오른 솔로몬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자기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것입니다.  어느날 왕권을 노렸던 아도니아가  밧 세바를 찾아옵니다. 다윗에게 시중들었던 젊고 매우 아름다운 여인 아비삭을 솔로몬에게 말하여 아내로 삼게 해달라고 밧 세바에게 청합니다. 솔로몬은 어머니의 청을 듣자 불같이 화를 내며 이복형인 아도니아를 죽입니다. 그리고 아도니아의 편에 섰던 에브야타르는 사제직에서 내쫓고 불의한 피를 흘리게 한 요압장군도 죽입니다.  그 뒤 다윗을 저주한 시므이가 왕명을 어기자 그도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이로써  정적들을 제거한 솔로몬은 그의 손안에서 왕권이 튼튼해집니다. 

솔로몬은 파라오의 딸을 아내로 맞아들여 이집트와 혼인 관계를 맺습니다. 당시 신흥 강자로 떠오른 바빌론과 아시리아에 맞서기위해 이집트 공주와 정략결혼을 합니다. 그는 이방인과 혼인하지 말라는 율법을 뒤로해서라도 왕권을 강화하고 부국강병을 이루고 싶었을 것입니다.이집트의 왕 파라오는 게제르를 점령해서 성읍에 있는 가나안 사람을 죽이고 자기의 딸에게 이 도시를 지참금으로 주었습니다. 파라오의 딸과 결혼했다는 것은 한 지역을 얻게 되는 것만이 아닙니다. 당시 이집트는 고대 근동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였기에 결혼을 통해 경제적, 군사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유리한 선택입니다. 이집트를 탈출해온 조상을 둔 그가  역으로 이집트에서 아내를 맞이한  것입니다. 파라오 딸과의 결혼은 그가 후일 수많은 이방여인과 결혼하여 파멸의 길로 가는 계기가 됩니다.

하지만 성경은 당시의 솔로몬을 두고 “솔로몬은 주님을 사랑하여, 자기 아버지 다윗의 규정을 따라 살았다”. 라고 기록한 것으로 보아 파라오 딸과의 혼인은 하느님 백성을 편안하게 살게 하는 방편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주님, 세상사 다 때가 있다지만 그 때를 알지도 못하고 기다리지도 못하여 슬퍼하기도 하고 흥청거리기도 합니다.

주님, 기쁠 때는 그 기쁨이 당신께서 주시는 것으로 받아들여 찬미와 감사를 드리게 해주시고, 슬플 때는 절망하지 않고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라는 믿음을 가지고 기도하게 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