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2023

보라,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분께서는 졸지도 않으시고 잠들지도 않으신다.

시편 121:4

Behold, the guardian of Israel never slumbers nor sleeps.

Psalms 121:4

기드온 세번째

마침내 결전의 시간…기드온은 한밤에 적진을 포위합니다. 기드온은 삼백 명을 세 부대로 나누고 각 사람 손에 나팔과 햇불이 든 단지를 들려 주며 ‘주님을 위하여! 기드온을 위하여!라고 외치게 합니다. 그들은 단지를 깨고 왼손에는 햇불을 들고 오른손에는 나팔을 들고 불면서 소리치자 적군의 진영은 갈팡질팡 아우성치며 도망치기 시작하는가 하면 저희끼리 서로 칼을 들이밉니다. 마침내 이스라엘은 요르단을 점령하고 미디안의 두 제후 오렙과 즈엘을 사로잡아 죽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권능을 드러내시고 이스라엘로 하여금 믿음을 갖게 하기 위해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을 쓰십니다. 무기라고 할 수도 없는 것들을 가지고 승리한 것은 전적으로 하느님께서 개입하신 것임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적들은 어두움속에서 햇불과 고함소리와 나팔소리만 듣고 이스라엘군의 숫자가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던 불길한 꿈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느끼자, 적군과 아군을 분가하지 못한채 자기자신을 중심으로 사방이 적군이라고 판단하여 두려움에 칼부터 휘두른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미디안과의 전쟁은 하느님과 우상과의 싸움입니다. 전쟁은 식은 죽 먹기처럼 쉬웠고 승리는 예정된 것이었습니다. 돌고 고함지르며 예리코성을 함락시켰듯이 전쟁의 승패는 이스라엘을 지키시느라 졸지도 잠들지도 않으시는 하느님께 좌우됨을 다시 한 번 보여줍니다.

기드온과 그가 거느린 삼백 명은 요르단강을 건너 지친 몸으로 적들을 계속 추격합니다. 그들은 수콧에 이르러 그곳의 수령들에게 미디안 임금 제바와 찰문나를 뒤쫓고 있으나 군사들이 지쳐있으니 빵을 달라고 청합니다. 수콧의 수령들이 기드온의 청을 무시합니다. 수콧과 프누엘은 이스라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엄청난 기적으로 승리를 하고 도망가는 적군을 뒤쫓는 동족에게 음식도 주기 않은 몰인정한 사람들입니다. 자신들도 미디안에게 억압을 받았을 터인데도 기드온을 환영하고 성대한 음식을 차려주지는 못할 망정 모른체합니다. 

프누엘로 올라가 그곳 사람에게도 같은 청을 하나 역시 거절당합니다. 하는수없이 지친 삼백명은 삼천명의 적군을 치고 제바와 살문나를 붙잡아 죽인후 기드온은 그들의 낙타 목에서 초승달 장식을 벗겨 냅니다. 

그리고 기드온은 수콧의 원로들을 체포하여 광야 가시와 엉겅퀴로 도리깨질하여 그들이 자신의 청을 거절한 것에 대한 보복을 합니다. 프누엘에 이르러서는 그곳의 탑을 허물어 버리고 성읍 사람들을 죽임으로써 복수합니다

앙심을 품은 기드온은 승리한 후에 먼저 그곳 사람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처단합니다. 몰인정의 대가를 죽음으로 갚아주는 것은 동태복수법보다 휠씬 더한 복수법입니다. 억압받던 동족을 구하기위한 전쟁의 마지막이 동족을 살해하는 안타까운 결말로 마무리합니다

어린 자식이 아플 때면 엄마는 아이를 살피느라 밤새 졸지도 잠들지도 않습니다. 엄마만이 아이를 사랑으로 가장 잘 돌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지켜주시기 위해 직접 적군을 물리쳐 주십니다. 비록 하느님을 저버리는 이스라엘이지만 여전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철없는 자식인 이스라엘입니다.

주님, 제가 만일 어린 아이처럼 저의 운명을 당신께 맡겨버린다면?
주님, 당신은 저를 돌보시느라 졸지도 잠들지도 않으실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