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2023

주님, 당신의 진노로 저를 벌하지 마소서. 당신의 분노로 저를 징벌하지 마소서. 

시편 6:2

Do not reprove me in your anger, LORD nor punish me in your wrath

Psalms 6:2

시편 6장 :1 

시편 6장은 다윗이 저자로 되어있으며 탄원시또는 참회시로 구분합니다.

다윗은 1절에서 “주님, 당신의 진노로 저를 벌하지 마소서. 당신의 분노로 저를 징벌하지 마소서”라고 호소합니다. 이 구절은 보면 다윗이 하느님의 진노를 살 행위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윗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았던 성군이었습니다. 그런 다윗이지만 불완전한 인간이므로 죄를 짓지 않고 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윗의 범죄를 떠올리면 크게 두 가지가 생각납니다. 

첫번째는 우리야의 아내였던 밧 세바를 데려다 간음하고 사람을 시켜 우리야를 죽게 만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잘못을 저지르고도 회개하지 않았던 다윗에게 나탄 예언자를 보내십니다. 다윗은 곧 참회하였고 그 때 시편 51장을 지었습니다. 두번쩨는 말년에 인구조사를 단행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느님께서 다스리는 신정국가입니다. 임금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백성을 다스리도록 위임받은 자입니다. 전쟁도 하느님께서 주관하셨으므로 세금징수나 전쟁에 나갈 수 있는 장병을 파악하기 위한 인구조사를 금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다윗은 인구조사를 하며 죄를 짓게 됩니다

다윗이 어는 시점에서 시편 6장을 지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지만 뼈들이 떨고 있다고 표현할 정도로 몸이 쇠약해져 있습니다. 영혼도 몹시 떨고 있는 상황입니다. 죽을 만한 고통중에 지은 시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밧 세바 사건이후 시편 51장을 지었기에 시편 6장은 인구조사이후에 지은 시라는 가정아래 묵상해 보았습니다. 발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인들에게 진노하셔서 그들을 치시려고 다윗을 부추기시며 “가서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하여라.” 라고 하셨습니다. 다윗은 군대의 장수 요압에게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를 두루 다니며 인구 조사를 명합니다. 그러자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께서는 어찌하여 이런 일을 하려고 하십니까?” 라며 간언하였지만 다윗이 위압적으로 말하자 그들은 하는수없이 인구조사를 하게 됩니다. 다윗은 이렇게 인구 조사를 한 다음, 양심에 가책을 느껴 주님께 고백합니다“제가 이런 짓으로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주님, 이제 당신 종의 죄악을 없애 주십시오. 제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습니다.” 이튿날 환시가인 가드 예언자를 통해 주님께서는 일곱 해 동안 기근이 드는 것, 적들을 피하여 석 달 동안 도망다니시는 것, 나라에 사흘 동안 흑사병이 퍼지는 것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십니다. 다윗은 괴로워하며 흑사병을 선택하자  백성 가운데에서 칠만 명이 죽습니다. 백성을 치는 천사를 보고, 다윗이 주님께 아룁니다. “제가 바로 죄를 지었습니다. 제가 못된 짓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양들이야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그러니 제발 당신 손으로 저와 제 아버지의 집안을 쳐 주십시오.” 그리고 가드예언자의 말에 따라 여부스 사람 아라우나의 타작마당에 올라가시어 주님을 위한 제단을 세우고 번제물과 친교제물을 바치자 재난이 그치게 됩니다.(사무엘하 24장)

얼핏 보면 이스라엘인들의 죄를 징벌하시기 위해 다윗을 도구로 쓰신 것 같습니다. 다윗은 하느님의 말씀을 시행하였기에 잘못이 없어보입니다. 역대기상 21장을 보더라도 “사탄이 이스라엘을 거슬러 일어나, 이스라엘의 인구를 조사하도록 다윗을 부추겼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죄를 지은 수많은 이스라엘인중에는 다윗도 포함됨니다.

다윗은 스스로 자기 죄를 고백합니다. 다윗은 말년에 전쟁도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영토를 확장시키고 주변 국가들을 복속시킨 이후라  백성들의 삶도 풍족해졌습니다. 전쟁을 주관하신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슬며시 교만한 마음이 들어옵니다. 자신의 힘과 군사력을 과시하고 싶었고 전쟁도 하느님이 아닌 군사력에 의존하려 했던 것입니다. 역대기상에서는 다윗이 인구조사를 명하자 허물이 많은 요압조차도 “어찌하여 이스라엘을 죄짓게 하려 하십니까?” 라면 간언합니다. 인구조사는 누가보아도 죄인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구조사를 명했을때 다윗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했을까요?  요압이 다윗에게 했던 것처럼 “ 주님, 어찌하여 이스라엘과 저를 죄짓게 하려 하십니까?”라고 아뢰며 잘못된 일을 명하시는 하느님의 의중을 살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인구조사가 끝난 다음에야 다윗은 자신의 죄를 깨닫습니다. 다윗은 공의로우신 하느님께서 밧 세바 사건때 징계를 하셨듯이 이번에도 징계를 하실 것을 압니다. 다윗은 하느님께 징벌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합니다.

성공뒤에 찾아오는 실패의 경험을 다윗은 밧 세바 사건에서 이미 겪었습니다. 다시 세월이 지나니 실패의 교훈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해이해진 정신에 교만이 들어오고 교만은 판단력을 흐리게했고 흐릿한 판단력은 죄를 짓게 만듭니다.

주님, 죄를 짓고 발등찍는 다윗을 보며 깨어있음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웁니다. 성군이었고 당신께서 사랑하시던 신앙인이었던 다윗마저 죄를 짓고 살았는데 하물며 냐악한 저는….

주님, 잠들기 전에 하루를 반성하며 당신께 청합니다. 제가 지은 모든 죄를 눈길을 돌리시고 저를 벌하지 말아 주소서. 아멘